지난해 G2는 그야말로 LCK 킬러였다.
‘드림팀’을 구성했던 SK 텔레콤 T1(SKT‧현 T1)을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4강에서 3대 2로 꺾은 뒤 결승까지 올라 우승을 차지했고, ‘월드챔피언십(롤드컵)’ 8강에선 담원 게이밍을, 4강에선 또 한 번 SKT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비록 중국의 펀플러스 피닉스(FPX)에게 패해 그랜드슬램(스프링,서머,MSI, 롤드컵 우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유럽 리그의 격을 두 단계는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G2는 올해 롤드컵에서도 LCK 킬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보다 기량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18일 젠지e스포츠와의 8강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G2 특유의 ‘흔들기’가 통했다. 3개 세트 모두 초반 인베이드(난입) 전략을 펼쳐 젠지의 소환사 주문을 빼는 등 선취점을 뽑고 경기를 시작했고, 속도전으로 혼을 빼놨으며 승기를 잡은 뒤에는 빈사상태가 된 젠지를 역전의 빌미도 주지 않고 ‘확인사살’했다. 상대하는 팀의 강점마저 앗아가는 소위 ‘G2식 운영’은 지난해의 악몽을 되살리기 충분했다.
자연스레 4강에서 G2와 맞붙는 담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DRX, 젠지가 나란히 탈락한 현재, 담원은 LCK의 유일한 희망이다. G2보다는 체급이 높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되는 담원이지만 변수 덩어리인 ‘LCK 킬러’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담원은 지난 롤드컵 8강에서 G2에게 1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캐니언’ 김건부의 말처럼 G2는 지난해보다 약해졌고, 담원은 지난해보다 더 강해진 것은 사실이나 혹여 첫 세트를 내주고 시작할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G2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지난해의 실패를 되풀이 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담원은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다.
앞서 이들은 DRX를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만나고 싶은 상대로 일제히 G2를 꼽았다. 지난해 SKT의 코치로 뛰어, 특히 G2와 악연이 깊은 이재민 담원 감독은 “G2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너구리’ 장하권 역시 “개인적으로 G2를 만나고 싶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쇼메이커’ 허수는 “우리가 작년과 많이 달라졌다. 4강에서 G2를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G2 선수들은 특유의 ‘트래시토크’를 펼치며 담원 선수들을 도발하고 나섰다.
원거리 딜러 ‘퍽즈’는 젠지전 승리 후 “쇼메이커 선수가 ‘G2에 대한 복수가 절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안하다. LCK 팀은 결승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고 ‘원더’는 “담원을 상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담원이 큰 장애물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담원과 G2의 롤드컵 4강전은 24일(토) 오후 7시(한국시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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