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은 지난 23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제11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27일 '제11회 김만중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수상작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 뒤, 29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소설 및 시·시조부문 대상 외에도 신인상 부문에는 시집 <내가 나일 확률>의 박세미 시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시집 <심상>을 발간한 강달수 시인이 남해군 홍보와 남해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배문학특별상에 선정됐다.
소설부문 대상을 받은 조해진 작가는 서울출신으로 지난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지난 2013년 신동엽문학상, 2016년에는 <산책자의 행복>으로 이효석 문학상, <여름을 지나가다>로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의 호위>, <언니밖에 없네>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시·시조 부문 대상을 차지한 성윤석 시인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아프리카, 아프리카〉 외 2편의 시가 당선돼 등단했다.
묘지 관리 일을 하기도 했고, 1999년부터 서울에서 벤처기업 운영을 하다가 실패했다. 2013년 5월부터 한 해 동안 마산 어시장에서 명태 상자를 나르기도 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시집으로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공중 묘지>, <멍게>, <밤의 화학식>이 있으며, 2017년 박영근 작품상, 2019년 제4회 사이퍼문학상 등을 받았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김만중문학상은 기존 공모방법에서 벗어나 1차 추천위원의 추천 작품을 접수 받아 2차 심사위원에 의한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했다.
소설 부문 심사는 이경자 소설가·평론가 정호웅 홍익대 교수가, 시·시조 부문은 김언희 시인·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맡아 3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다.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인 <단순한 진심>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해외입양 문제와 기지촌 여성의 존재를 얘기하고 있는 장편소설이다.
소설부문 심사위원은 <단순한 진심>이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천리 밖 남해섬에서 다시 바다를 건너야 하는 섬 밖의 섬 노도에서 외로운 유배의 시간을 견디고 고귀한 삶과 문학을 일군 서포 선생을 기리는 '김만중문학상'과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시·시조 부문 심사위원은 "경합한 작품집들의 수준도 높았고, 각 작품집들의 문학적 관심사도 다양해서 고심이 깊었다"며 "오랜 논의 끝에 성윤석 시인의 시편들이 강한 실험정신과 함께 보편적 인간 본질에 관한 사유를 두루 결합했다"고 평가했다.
대상 수상작 <2170년 12월 23일>은 5부로 나뉘어 총 67편의 시로 구성돼 있으며, 어둠(흑)과 밝음(백)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고 번지는 것이라는, 생의 비밀을 탐색하는 시집이다.
장르 구분 없이 진행된 신인상은 소설부문에서 특별히 추천할 작품이 없어 엄정하고 객관적인 과정을 밟아 시·시조 부문에서 신인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수상작인 박세미의 시집 <내가 나일 확률>은 51편의 시를 데뷔 5년 만에 묶은 첫 시집으로 부서지고 작아진 자아를 되비추고 또 일으키면서 자아의 익숙한 틀을 오히려 벗어나는 기막힌 균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인의 시에 의해 우리 시의 또 다른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남해군은 오는 11월 7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 신인상‧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한편, 남해군은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매년 김만중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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