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최근 1년 내 창업한 자영업자 중 20% 가까이가 창업이유로 "취업이 어려워 창업을 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와 견줘 5.6%p 는 수치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구직자들이 취업 대신 자영업을 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청년 실업률도 올해 5월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한 이후 증가세다. 직장에 대한 수요는 느는데 일자리 공급이 줄어들며 청년 세대들이 자연스레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청년 세대들이 그렇다고 취업난 때문에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 소자본 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나, 프랜차이즈가 갖추고 있는 창업 시스템 등을 통해서 자본이 적더라도 비교적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어 창업에 대한 젊은 층의 수요가 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청년 창업 지원을 경영전략으로 삼고 지원 중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인 BBQ는 하나은행과 손잡고 청년창업자 대출 지원을 하고 있고 스타벅스도 '2020 청년 자립정착꿈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차업을 지원 중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용인 강정'을 운영 중인 이구현 씨의 사례가 취업을 대신해 창업을 선택하고 있는 2030 세대를 대변한다.
1991년생으로 올해 30세인 이 씨는 이직 준비를 하다가 모친이 용인시청에서 지원받아 경기 용인에 창업한 '용인 강정'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준 창업주다. 가업을 물려받았다는 점에서는 '일반 창업'과는 결을 달리 하지만 기존 영업 방식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창업'과 다름없다.
이 씨는 "처음에는 구직활동 없이 취업했다. 두 번 정도 이직을 할 때 구직활동 경험이 있는데 흔히 말하는 학벌로 면접까지 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원래 꿈은 건축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중간에 기계설계를 했다. 형태는 바뀌었지만, 지금은 과자를 만들면서 꿈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사업장을 물려받은 것은)처음 뭔가를 시도할 때 불안감이 없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반대로 기존 틀을 바꾸는 것이 힘든 게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국내에서 매출을 더 늘리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지만 추후에 해외 시장으로 우리 상품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 씨는 창업은 남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창업을 한다는 것에 걱정과 불안이 있겠지만 반대로 남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분명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발전된 기술과 다양한 정보 및 플랫폼 그리고 (정부 등)지원을 통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뛰어난 청년 사업가들이 많이 생겨 우리나라도 많은 창업 회사들이 생기고 더욱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창업자금의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을 위해 낮은 금리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청년창업지원금'과 '소상공인창업대출' 등을 운용하고 있다.
창업기업 취업에 관심을 두는 청년 구직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잡코리아가 최근 신입 구직자 504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의향' 조사를 벌인 결과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스타트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스타트업에 취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문화가 자유로울 것 같아서(49.4%),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39.0%)', '워라밸·복지가 좋을 것 같아서(23.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취업시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수평적인 조직문화(34.6%)', '기업의 성장 가능성(30.6%)', '연봉 수준(28.9%)', '마음이 맞는 동료(24.7%)', '워라밸(24.2%)', '개인의 발전 가능성(14.9%)', '사업분야 및 아이템(10.1%)' 등순이다.
잡코리아는 "신입 취업을 준비하는 2030 밀레니얼 구직자들에게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근무분위기와 워라벨 보장 등 조건이 장점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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