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농심 해외 총 매출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측 추산 9억9000만 달러(한화 약 1조 939억5000만원)로 예상됩니다.”
라면제조판매기업 ‘농심’은 올해 해외 판매 실적 신화를 기록하며 글로벌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내년도 해외시장 전망도 밝다. 농심의 해외 진출 성공이 비단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때문만일까. 농심의 성공 비결은 ‘맛을 위한 고집’과 ‘견고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에 더 가까워 보였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유튜브를 통해 ‘The Next Food’(급변하는 환경 속 식품외식 산업 전망)를 주제로 ‘2021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심의 해외진출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연단에 선 이용재 농심 국제사업부문장 전무는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농심은 세계에서 인정받은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신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이 글로벌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글로벌 마켓에서 농심이 걸어온 길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입을 뗐다.
포면문화(뜨거운 물을 붓고 데워 먹는 방식) 시장에서도 농심은 ‘끓여 먹어야 맛있다’는 철칙을 더 공고히했다. 이 전무는 “각 나라에 따라 라면 조리방법이 모두 다르다”면서 “신라면 수프의 진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끓이는 방식이 최적이다. 그러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포면 문화를 영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맛있는 신라면 맛을 알리기 위해 각 나라에서 시식, 레시피 홍보를 통해 ‘끓여 먹어야 맛있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했다”며 “베트남 편의점에는 국내 한강에서 볼 수 있는 라면 조리시설 기계를 유치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일본은 또 달랐다. 일본인에게는 면을 넣고 끓인 뒤 마지막에 수프를 넣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전무는 “면하고 수프를 같이 넣고 먹어야 맛있다는 것을 지속해서 홍보했다”며 “키친카를 운영해 유명 관광지, 축제에 다니면서 계속 홍보하고 직접 만든 레시피북을 매장에 진열해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지에 꼭 맞는 마케팅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자레인지 사용이 일반적인 미국에서는 컵라면이 통했다. 농심은 신컵(신라면 컵라면) 용기를 모두 전자레인지용으로 각 유통업체에 납품했다.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서 팔리는 신컵은 100% 전자레인지용이다.
현지 유통채널 입점에도 힘썼다. 이 전무는 “미국뿐만 아니라 각 나라 현지 유통과 지속해서 소통해 유명 마트뿐만 아니라 전세계 슈퍼마켓에만 가도 신라면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산업군이 침체된 분위기지만 신라면이 웃을 수 있던 이유도 유통채널 덕분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세한 유통채널은 잠정폐점했지만 건실한 유통채널에서는 신라면이 꾸준히 판매된 것이다.
앞으로 농심은 가치소비에 주력할 방침이다. 약 1조 1000억불 규모로 알려진 이슬람 식품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농심은 ▲MUI Halal ▲KMF Halal 등의 인증을 취득했다. 할랄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무슬림 시장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비건 시장에도 주목한다. 이 전무는 “세계 채식 인구는 약 5.6억명으로 추산된다”며 “5개 제품에 대한 비건 인증 취득을 완료한 상태다. 비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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