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4·16시민동포는 1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마무리했다. 가족협의회가 노숙농성을 한지 40일 만이다. 89일째를 맞은 가족협의회 소속 ‘경빈엄마’ 전인숙씨의 노숙농성도 함께 종료됐다.
이들은 한파와 폭설을 견디며 ▲문재인 대통령의 진상규명 약속 이행 의지 표명 ▲새로운 수사와 기소로 진상규명 약속 이행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 기록 제한 없이 제출 등을 촉구해왔다. 다만 정부는 이에 대해 뚜렷하게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문재인정부의 진상규명 역할은 ‘조력’이 아닌 ‘책임’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며 “이미 주어진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과 싸운 2년11개월보다 문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시간이 더 길다”면서 “임기 내에 진상규명을 하겠다던 약속을 지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기대하고 희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부의 묵묵부답에도 노숙농성을 중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단체는 또 다른 진상규명을 위한 행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체는 “지난 7년 동안 해온대로 가족협의회가 직접 해내야 할 진상규명의 몫이 있다”며 “국정원·군의 기록과 데이터를 모두 받아내야 하고 검찰특수단의 악의적인 부실수사 결과를 바로 잡기 위한 대응과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활동 기한 내 세월호 급선회의 원인 규명과 정부의 책임 규명, 특별검사(특검) 수사 제안 및 감시 등도 언급됐다.
노숙농성에 나섰던 유가족들은 정부를 향해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긴 시간 노숙농성을 벌였던 ‘경빈엄마’ 전씨는 “진상규명을 위해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엄마, 아빠들에게 너무나도 잔인하다”며 “전 정권 때는 차라리 목소리를 내고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는 기다려달라고 희망고문을 하며 답을 주지 않는다. 얼마나 기다려야 답을 주시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함께 광화문에서 단식하시며 진상규명을 외쳐주셨고 함께 도보하시며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안아주셨던 진정으로, 제발 그 마음으로 돌아오셔서 지금 당장 약속을 이행해달라”고 이야기했다.
‘동수아빠’ 정성욱씨는 “대통령이 되시기 전 광화문에서 목포신항 세월호 앞에서 저희 가족과 세월호의 304명 희생자 앞에서 하신 약속을 잊으셨냐”며 “정녕 대통령이 되시려고 우리 아이들을 이용하신 것이냐. 이제는 진정 있는 의지를 표시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청와대 앞에서 ‘다시 촛불! 다시 세월호!’ 집회와 촛불피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다.
세월호 특별수사단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수사단은 세월호 유가족 민간인 사찰과 고(故) 임경빈군 구조 방기 의혹 등 유가족 등이 제기한 의혹 전반을 살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당시 처벌받지 않은 해경 고위직과 정부 관계자 등 일부만 기소됐다. 대다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피의자의 진술을 근거로 무혐의 처분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같은 달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규탄하며 “지금 당장 청와대·정보기관·군 등 권력기관이 제한 없이 조사와 수사에 임하도록 지시하고 책임지겠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표명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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