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방미서 백신 확보하려면… ‘민간외교 활용해야’

文 대통령, 방미서 백신 확보하려면… ‘민간외교 활용해야’

정재계 인사 ‘총동원’ 필요성 제기… 이재용·박진·장성민 등 거론

기사승인 2021-05-02 05:15:01
2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간 첫 통화를 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속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에 백신 추가 확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재계 인사를 활용한 백신 외교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5월 후반기 미국을 방문,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굳건한 한미동맹의 발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의 진전을 위한 긴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다수는 문 대통령의 방미 최우선 성과로 ‘백신’을 꼽았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21~22일 성인 1004명에게 ‘한미정상회담에 국민이 거는 기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31.2%가 ‘백신 스와프’를 꼽았다. 이어 한일 현안(21.1%)과 경제(18.6%), 대북 이슈(14.8%), 동맹 강화(14.2%) 등이 뒤를 따랐다.

‘정상회담 외 우선 활동’에 대한 질문에서도 응답자 71.7%가 ‘백신 공급을 위해 민간기업과 소통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내 아시아 혐오 반대 캠페인 참여(13.4%), 6·25 참전용사 방문 및 격려(11.5%), 미국 현지 동포 격려(3.4%) 등은 뒷순위로 밀렸다. 백신 물량 확보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백신 특사론’이 힘을 받고 있다. 원활한 국내 백신 수급을 위해 민간 외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외교에 나설 때 백신 조기 특별 공급을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구속 중인 이 부회장을 임시로 석방해 5월 한미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가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민간외교역량이 출중한 대기업 동원이 필요하다”며 “이 부회장 사면 역시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왼쪽)과 박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쿠키뉴스 DB, 박진 의원실 제공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바이든 행정부와 밀접한 국민의힘 박진 의원,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에게 시선이 향하고 있다.

박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 의원은 2008년 한·미 의원 외교협회 단장을 맡았을 당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1대1 단독 회동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통으로 불리는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미 백신 스와프를 처음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에게 한국 정부와의 백신 스와프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백신과 관련한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인 2001년 8월 방한, 청와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 이사장은 이른바 ‘넥타이 일화’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인연이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01년 방한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넥타이를 교환했었다. 이때 故 김 전 대통령이 건넨 녹색 넥타이는 장 이사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장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넥타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보관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DJ적자’ 장 이사장은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와 ‘통일외교안보통’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6대 국회의원 시절 외통위원이었던 장 이사장은 당시 미상원 외통위원장으로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을 함께 만났었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만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장 이사장이 양국 대화의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한 야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 바이든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맥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재계 인사를 총동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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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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