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1호기가 이날 오후 5시30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1호기에는 아프리카 현지 병원에 입원해있던 16명 등 확진자 160명이 탑승했다. 경증 및 무증상 확진자 87명과 미확진자 50명, 판정불가 4명 등 141명은 수송기 2호기 편으로 공항에 도착했다. 총 귀국 인원은 301명이다.
청해부대 34진은 문무대왕함(4400t급)에 탑승,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 오는 10월 귀국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으로 조기 귀국하게 됐다.
전체 부대원 중 현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247명(82.1%)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대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였다. 밀폐된 함정에서 집단생활을 할 수밖에 없던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 2월8일 출항, 3월6일 작전구역에 도착했다. 그동안 총 9회 기항지 항구에 입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귀국한 부대원들은 민간 및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 국군대전병원, 국군수도병원 등으로 분산 격리됐다. 부대원 중 14명이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이 중 3명은 코로나19 중등도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장병들은 PCR 검사에 따라 추가적인 의료 조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PCR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경남 진해 해군시설에 일정기간 격리된다.
정부는 고개를 숙였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보다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국가 안보를 위해 먼 이국에 나가 수고하고 계신 우리 장병들이 다수 감염된 결과에 대해 장병들과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가족분들과 연락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세심히 신경 쓰겠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청해부대 장병들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윗선에 호소했지만 간부들이 ‘코로나19가 아니다’라고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아버지의 제보를 전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청해부대원의 부친 A씨는 지난 1일 아들과 통화하면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인지했다. A씨의 아들은 “배에 자꾸 독감환자가 생긴다. 드러누워 꼼짝도 못 하는 병사가 있고, 열이 30도까지 올라간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부에서는 “코로나19는 사람을 통해서 옮는다. 독감 기운이 있는 병사들은 외부인을 만난 적이 없다”며 묵살했다는 주장이다.
하 의원 등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해부대 백신 미접종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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