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재창립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쇄신해 나가겠습니다."(2021년 2월 제38대 허창수 전경련 회장 취임사에서)
1961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주도로 창립된 전경련은 반세기 동안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제1의 경제단체'였다. 회원사 면면을 보면 국내 경제를 좌우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포진했기 때문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과는 격이 다른 활동과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7년 '최순실 게이트'에 전경련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위상'은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삼성, 현대, SK,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원사들도 잇따라 탈퇴하면서 몸집도 쪼그라들었다.
그간 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도 대한상공회의소에 내줬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경제인 회동에서 전경련은 철저히 배제돼 사실상 해체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경제계는 바라봤다. 전경련은 단체 명칭을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꿔 부활을 노렸지만, 이마저 정부의 철저한 외면으로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
2011년 2월부터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창수 회장은 38대 전경련 회장 연임을 극구 고사했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나오지 않아 결국 연임하면서 전경련 최장수 회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과정에서 경총과 통합설도 나오면서 한때 '국내 대표' 자존심에 멍이 드는 수모도 겪었다.
등 떠밀리 듯 전경련 최장수 회장이란 타이들을 갖게 된 허 회장의 과제는 여전히 '전경련 위상' 회복이다.
이에 허 회장은 올해 2월 취임사에서 "올해는 전경련 창립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면서 "새로운 경제성장의 신화를 쓰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와 투자로 사업보국을 실천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며 전경련 위상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위상 회복에 허창수 회장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한 만큼 그간의 적폐 이미지 개선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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