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者들의 뒷담화…전남도교육청 인사

記者들의 뒷담화…전남도교육청 인사

여성‧학교장‧비전문직 출신 교장 대거 발탁…속내는?
‘정책국장 잦은 교체‧현직 교육장 전보’ 비판 여론도

기사승인 2021-08-23 12:47:58
전남교육청 출입 기자 4명이 주로 사무관 이상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번 인사가 갖는 의미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신영삼 쿠키뉴스 기자, 고정언 아시아뉴스통신 기자, 김두헌 호남교육신문 기자, 노상래 뉴스웨이 기자(사진 오른쪽부터)가 참여했다.
[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전남교육청이 2021년 9월 1일자 주요보직 임용 대상자 14명을 확정‧발표했다. 위경종 교육국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여성정책국장 임용, 교육전문직 경험이 없는 4명의 교장의 교장 발탁, 현직 교육장 전보 등 적재적소 배치에 인사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 출입 기자 4명이 모여 이들 주요 보직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인사가 갖는 의미와 배경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노상래 뉴스웨이 기자, 김두헌 호남교육신문 기자, 고정언 아시아뉴스통신 기자, 신영삼 쿠키뉴스 기자가 참여했으며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대담이 진행됐다. [편집자 주]

▲노상래 기자=이번 인사는 장석웅 교육감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단행된 주요보직 인사에서 가장 파격에 가까운 인사였다고 봅니다. 도교육청도 이번 인사에 대해 ‘여성정책국장 임용, 교육전문직 경험이 없는 4명의 교장 교육장 발탁, 현직 교육장 2명 전보’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저희들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조정자 광양교육장의 정책국장 발탁은 사실상 예견된 인사였다고 봐야죠?

▲고정언 기자=그렇습니다. 정재철 현 정책국장이 남은 잔여 임기를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중을 공사석에서 내비쳤다고 합니다. 특히 정책기획과, 혁신교육과, 안전복지과, 노사정책과로 구성된 정책국의 업무가 과중해 피로도가 높은 점도 감안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재철 국장은 이번 인사에서 목포서산초로 전보됐습니다.

▲김두헌 기자=신임 조정자 정책국장은 2년간 광양교육장으로 재직하다 6개월 임기유예 혜택을 봤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본청 정책국장으로 임명되며 장석웅 교육감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는데요, 현재 순천교육장으로 재직 중인 이용덕 초대 정책국장의 순천여고 후배이기도 합니다. 교감‧교장을 비롯해 다양한 전문직 경험, 학교현장 경력, 2년 6개월간 재직한 교육장 경험 등이 정책국장 직무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영삼 기자=맞습니다. 조 정책국장은 자신의 이름처럼 조정을 잘하는 자(者)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온건하며 합리적인 성품으로 코로나19 시국에 업무 피로도가 높은 해당 부서들을 총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국장 자리가 신설된 이후 1년 6개월만에 세명이나 교체됐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렇게 자주 교체될 것 같으면 복수 직렬 임명이 가능한 만큼 차라리 행정국 소속 부이사관에게 정책국장 자리를 한번 맡겨봤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노상래 기자=본청 과장과 직속기관장 인사는 무리를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가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윤영섭 강진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이 본청 유‧초등교육과장에 임용됐습니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장에 이명숙 목포삼학초 교장, 전남학생교육원장에 김성희 함평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전남국제교육원장에 최경화 본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장학관이 각각 발탁했습니다. 다들 전문직 경력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물들로 특히 해당 기관의 전문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영삼 기자=강진 출신의 윤영섭 신임 유‧초등교육과장은 차분한 성격에 치밀하고 논리적이며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장과 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으로 근무하며 능력을 검증받았습니다. 윤 과장은 김성호 장흥교육장, 김정희 고흥교육장, 김란 무안교육장, 범미경 혁신교육과장을 포함해 신임 이숙 담양교육장, 정종혁 광양교육장 등과 함께 광주교대 22회 출신입니다. 이렇듯 광주교대 22회 출신 중 교감급 이상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뛰어난 인물들이 많아 앞으로도 주요 보직에 대거 진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정언 기자=특히 이번 인사로 교육장 남녀성비는 14대 8, 초등‧중등은 11대 11로 구색이 맞춰졌습니다. 또 직속기관장 7곳은 모두 여성 출신으로 채워졌습니다. 장석웅 교육감께서 자신의 공약 중 하나인 여성 출신 간부 비율 50% 달성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해 보입니다. 

▲김두헌 기자=이제 교육장 인사로 넘어가 볼까요? 정종혁 유‧초등교육과장이 광양교육장으로 임용됐습니다. 여수 출신의 정 교육장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포용력과 소신, 강력한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무려 1년간 임기를 유예받으며 3년 동안 해남교육장으로 재직하다 이번 인사에서 학다리중앙초 교장으로 전보된 장성모 교육장과는 동서지간이라고 합니다. 과거 김재진 해남교육장과 김선홍 광양교육장, 최경수 목포교육장과 최성수 여수교육장 등 형제 교육장은 있었지만 동서 교육장 탄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여수 처가쪽 음덕을 상당히 입은게 아닐까 하는데 두 분 교육장님들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웃음)

▲노상래 기자=또 이번 인사에서는 김선수 곡성교육지원과장과 전희 순천교육지원과장이 각각 곡성교육장과 보성교육장으로 발탁됐습니다. 뭐 이들의 발탁에 대해 특별한 이견이 없는 걸 보면 대체적으로 무난한 인사로 보입니다. 

▲고정언 기자=이번 인사의 본질이자 핵심인 인물들로 넘어가 보죠. 우선 전문직 경력이 전무한 박윤자 낙안초 교장이 나주교육장으로 발탁됐습니다. 또 이숙 화순오성초 교장이 담양교육장, 조영천 해남공고 교장이 해남교육장, 김춘곤 해남고 교장이 영광교육장으로 각각 임명됐는데요, 이들 4명의 학교장들의 교육장 발탁은 한 두사람을 제외하곤 사실 좀 의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2명 정도면 무난할 것이라고 봤는데 4명이나 발탁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신영삼 기자=우선 박윤자 신임 나주교육장은 고흥 두원초 교감, 봉덕초 교장으로 재직한 후 낙안초 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농산어촌 서울 유학생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작은학교 살리기 등에 기여한 점이 평가를 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박 교육장은 나주여중을 졸업한 후 검정고시를 거쳐 광주교대에 진학했고(21회), 순천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교육학 박사 출신입니다. 교직경력 35년동안 고향인 나주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주로 동부권역에서 활동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교육장으로 임명되며 금의환향하게 됐습니다. 

▲김두헌 기자=이숙 담양교육장도 의외의 인사였습니다. 이 교육장 본인도 “깜짝 놀랐고, 꿈만 같다”고 말하는 걸 보면 의사표시는 했지만 “나같은 사람이 되겠어?, 날고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하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완도 출신인 이 교육장은 광주교대를 졸업했고(22회)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에 경청의 리더십을 갖췄으며 참신한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통과 협력을 통해 건강한 학교문화를 조성했고 특히 교육공동체와의 신뢰 구축에 남다른 면모를 보여줘 이번에 발탁된 것 같습니다. 

▲노상래 기자=중등출신의 조영천 해남교육장과 김춘곤 영광교육장도 전문직 경험이 전무합니다. 김춘곤 교육장은 영암낭주고 교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17년 9월 1일자로 공모를 통해 해남고 교장으로 부임한 후 4년간 재직해왔습니다. 고향은 함평이지만 수창초, 광주북성중, 숭일고, 전남대 국사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이제 ‘전남대 국사교육과’는 주요보직 인사때마다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습니다. 김 교육장은 “30여년의 교직생활 중 8개 지역 일반고, 특성화고, 중학교 등 9곳의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했다”면서 “특히 인사권자의 교육철학에 대한 공감은 물론 초‧중학교 기초‧기본학력과 수능, 자유학년제, 미래교육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대안제시와 학교 현장근무 경험을 높이 쳐주신 것 같다”고 이번 발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고정언 기자=조영천 해남교육장은 지난 1987년 진도실업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 송지종고, 해남공고 등에서 교사로 근무했고 진도 고성중 교감, 완도 군외중 교장을 역임했습니다. 35년째 교직에 몸담고있는 조 교장의 이번 해남교육장 발탁은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있는 교원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뜻한 인품과 남다른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줘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모습만 바라보며 살아온 ‘바보 교장’으로 지역사회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조 신임교육장은 조광영 전남도의원, 옆에 계신 신영삼 쿠키뉴스 기자와 함께 해남 3대 주당(酒黨)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아무튼 해남 지역사회에서 조 교육장에게 대해 거는 기대가 큽니다.
 
▲신영삼 기자=해남 3대 주당 부분은 오해가 있어 팩트체크가 필요해 보입니다.(웃음) 그건 그렇고, 올해 3월 1일자 주요 보직인사가 단행된 후 전교조전남지부가 논평을 낸 바 있습니다. 요지는 ‘도교육청 주요보직 임용자 7명 중 교육전문직 경력자가 6명으로 86%에 달한다. 이래서야 교육공동체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 특히 학교 지원 중심을 위한 보직 인사가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교조의 지적에 인사권자가 화답한 형국인지 모르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7명의 신규 교육장 중 4명을 학교장으로 발탁했습니다. 그것도 전문직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말이죠. 아무튼 이번 인사에서는 유례없이 학교장들의 교육장 발탁 비율이 높았습니다.

▲김두헌 기자=개인적으로 저는 ‘전문직 경험없는 학교장들의 대거 발탁’ 배경을 ‘인사권자가 일선 학교들에게 보낸 모종의 메시지’가 아닐까하고 해석해 봅니다. 우선, 장 교육감께서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지만 일선 학교장들의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권한이나 역할은 해마다 축소되지만, 의무와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학교에서 어떤 스탠스(stance) 취해야 할지, 어떻게 잔여 임기를 채우며 세월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신영삼 기자=사실 가끔 교장 선생님들 만나면 답답해 하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오죽하면 ‘하마터면 열심히 일 할뻔 했네’라는 말이 회자되고 ‘조용히 자리나 지키다 무사히 퇴직해 연금이나 받자’라는 복지부동이 대세가 되고 있겠습니까?

▲고정언 기자=‘복지부동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교장’들이 이번에 발탁된 것 아닌가요? 이번에 발탁된 학교장들의 면면을 보면 몇 사람을 제외하곤 ‘아, 저분도 교육장 꿈이 있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워낙 조용하게 근무했으니 ‘어떤 이유로, 어떻게 해서 인사권자의 눈에 들었을까?’하고 궁금증을 품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모르는 어떤 루트가 있나 하고 말이죠.

▲김두헌 기자=누차 말씀드렸듯이 민주적 조직문화와 협업적 리더십, 조직과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평판이 핵심 키워드입니다. 특히 기존의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교장문화와 결별하고 공감과 협력의 긍정적 학교장상을 제시한 점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아가 교육감의 정책방향을 이해하고, 미래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과 적극적 실천 의지를 보여준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단순 명쾌하게 해석하면 “과거의 권위적인 교장상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교육공동체‧지역사회와 협업을 통한 민주적 리더십으로 나와 함께 동행하자”라고 제안했다고 봅니다. 

▲고정언 기자=‘인사권자의 숨겨진 메시지’를 해독(解讀)해낸 김 기자님의 신공이 놀랍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간과되지 말아야 할 것은 ‘학교장들이 복지부동하면 혁신전남교육은 도로아미타불’이라는 점입니다. (웃음) 또 하나 이번 인사에서 지적돼야 할 것이 교육감 취임 3년만에 처음으로 2명의 교육장에 대해 전보인사를 단행한 점입니다. 장성출신 김철주 담양교육장과 신안출신 김한관 보성교육장이 각각 1년만에 고향인 장성과 신안으로 전보됐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맨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신영삼 기자=이번 전보인사를 두고 1년 임기의 짧은 부임기간 때문에 교육행정력 낭비니, 선거를 앞둔 연고지 배치니 하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하기야 코로나19 시국에 대면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누가 교육장으로 왔다 갔는지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웃음) 특히 타 시‧도출신 인물들에겐 오히려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접점을 찾았으면 합니다.

▲노상래 기자=하지만 과거 교육공동체가 교직원, 학생, 학부모라는 국한된 개념에서 이제는 지역사회 전체로 확대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과 소통을 통한 지원이 절실해진 현실도 무시돼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학연·지연·혈연으로 끈끈하게 얽힌 ‘지자체 맞춤형 연고지 배치’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인사여서 파격적인 대담이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밋밋한 대담이 됐습니다. 발탁된 인물들에 대한 이중 삼중의 철저한 검증, 임명 이후 평판도 조사 등 이유야 많겠지만 이러다가는 자칫 인사권자에게 향할 비판이 저희들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내년 1월 1일자 교육행정직 인사때 다시 뵙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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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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