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이 생명인 수산물은 생물로 취급하지 않는 이상 냉동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나마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 괜찮지만,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문제가 발생한다.
자연본색 김기호(39) 대표는 수산물의 신선도를 ‘동결건조’로 잡겠다는 아이템을 사업화하기로 마음먹고 올해 초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에 입교했다.
다년간 수산물 유통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테스트를 거쳐 복원력이 우수한 새우, 키조개, 소라, 오징어 등의 수산물을 찾아냈다.
동결건조는 식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기존 라면 건더기 스프처럼 잘게 잘린 형태가 아니라 원물을 살려 통으로 건조시켰다.
청창사의 지원으로 완성된 ‘해물큐브(믹스)’는 상온에서 최대 18개월 동안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며, 물에 10분 정도 불리면 본래의 형태와 식감이 복원된다.
김 대표는 “집에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한 끼 요리’를 콘셉트로 만들었다”며 “해물큐브를 시작으로 1인가구를 주요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 졸업을 앞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북본부의 청년창업사관학교 11기 입교생들 중 식품가공 분야 창업자들이 눈에 띄는 시제품이 내놓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북본부는 지난 3월 60명의 입교자를 선정해 총 사업비의 70% 이내 범위에서 최대 1억 원의 창업 사업화 지원금과 사무공간, 시제품 제작 관련 인프라, 창업교육, 판로개척 등을 일괄 지원했다.
그동안 청창사는 기술창업 위주로 입교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시장을 겨냥한 식품가공 분야 입교자를 확대‧선발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어린이 배변활동 개선 음료 ‘무지개주스’를 개발한 백승엽(32)씨도 제품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어린이 관련 먹거리는 관련 법규가 까다로워 혼자만의 힘으로 아이템을 제품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성분 분석과 각종 테스트 비용이 일반 식품보다 많이 들어간다.
백 대표는 청창사의 지원금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관과 함께 제품을 연구‧개발했고, 덕분에 어린이 기호식품 및 유기가공식품 품질인증을 받아냈다.
‘무지개주스’는 식물성유산균이 들어간 사과 착즙에 딸기, 당근, 바나나, 포도, 파인애플+망고, 사과+배, 프룬 등의 과일을 더해 7종 패키지로 제작됐다.
백 대표는 “먹거리 안전에 민감한 요즘,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마실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100% 유기농 원료만 사용했다”며 “연말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한 후 각종 온라인몰과 대형마트 등에 유통‧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급화·기능화되고 있는 ‘펫푸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홍성준(30) 대표는 지난 5월 강아지간식 ‘애플믹스’를 내놓았다.
경북 군위에서 아버지가 직접 기른 사과를 강아지간식에 혼합한 제품으로, 비타민과 영양제까지 포함돼 있어 재구매율이 제법 높다.
주말마다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사과농장을 찾았던 홍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나 버려지는 사과 부산물을 이용한 펫푸드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청창사 문을 두드렸다.
사업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홍 대표는 예비창업자로 입소했다. 이후 제품개발, 디자인, 마케팅까지 코칭 받아 ‘애플믹스’를 출시했다.
홍 대표는 “청창사를 통해 지원받은 각종 창업관련 교육과 인적네트워크는 사업을 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재산”이라며 “졸업 후에도 다양한 펫푸드를 개발해 사업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