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출입 기자 4명이 모여 주요 보직, 서기관 승진, 사무관 전보 등을 중심으로 이번 인사가 갖는 의미와 배경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신영삼 쿠키뉴스 기자, 김두헌 호남교육신문 기자, 노상래 뉴스웨이 기자, 고정언 아시아뉴스통신 기자(사진 왼쪽부터)가 참여했으며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지난 23일 대담이 진행됐다. [편집자 주]
▲고정언 기자=우선 관심을 모았던 3급 직위인 나주공공도서관장에 김도진 총무과장이 직무대리로 발탁됐습니다. 6개월간 직무대리를 거친 후 내년 7월 1일자로 오준경 목포공공도서관장과 함께 정식 부이사관으로 승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도진 신임 나주공공도서관장은 무안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학교지원과 사학팀장, 예산과장, 총무과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습니다. 이로써 김춘호, 오준경, 김도진 3인 부이사관 체제가 구축 완료돼 특별한 티오(TO)가 추가로 생기지 않는다면 차기 교육감 임기 말인 오는 2026년 7월 1일자까지 유지될 것 같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5일자로 승진한 김광일 나주공공도서관 기획관리부장과 2019년 1월 1일자로 승진한 한근수 목포공공도서관 기획관리부장의 경우, 공이 3년 이상 서기관으로 재직해 부이사관 승진 요건을 갖췄지만 징계나 특정한 사유로 인해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상래 기자=김도진 총무과장이 나주공공도서관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후임 총무과장에 윤명식 예산과장, 예산과장에 진현주 재정과장, 재정과장에 이선국 교육연수원 총무부장, 행정과장에 변윤섭 그린스마트미래학교추진단장, 그린스마트미래학교추진단장에 김종훈 교육협력관, 안전복지과장에 김재기 서기관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개인적인 사유로 부임 6개월만에 전남교육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한철 행정과장과 2년여 만에 광양평생교육관장으로 전보되는 정미라 안전복지과장의 공석을 채우는 식으로 인사가 이뤄져 이렇다 할 발탁인사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김두헌 기자=맞습니다. 실제로 이선국, 김종훈, 김재기 서기관만 새로 전입했고 나머지 인물들은 옆 사무실에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주요보직에 대해서는 일종의 이너서클(Inner circle)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본청 과장 중에서도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저 그룹에는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직속 기관장이나 직속 기관의 서기관 보직으로 휭하니 보따리를 싸서 떠나는 사례가 최근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많았고 최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회자되는 ‘핵관(핵심 관계자)’이 존재했지만, 조직의 안정성만 고집하다 보면 자칫 역동성이나 창의성, 혁신성은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신영삼 기자=관심을 모았던 서기관 승진 인사에는 한종덕 안전복지과 안전교육팀장, 김현철 교육연수원 총무과장, 이정도 장성공공도서관 총무과장이 각각 발탁됐습니다. 65년생, 66년생, 71년생을 고루 배치시키면서 기존 60년생 후반∼70년생 초반 위주의 인사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입니다.
이번 인사가 치열했던 이유는 가장 가까운 서기관 승진 인사가 1년 후인 2023년 1월 1일자로 고작 한 명뿐입니다. 후속 서기관 승진 인사도 2024년 1월 1일자 한명입니다. 그러니까 향후 2년간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정원이 단 두 명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본청에 전입해 승진을 노리는 사무관들만 17명에 달합니다. 이처럼 답답해진 인사의 원활한 순환과 소통을 위해 비교적 사무관 승진 연차가 있고 풍부한 행정 경험과 두루 평판이 괜찮은 김현철, 이정도 서기관 카드를 뽑아 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또 두 사람 모두 불필요한 오해를 사면서 마음고생도 심했구요. 하지만 오준경 서기관 이후 여성 서기관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컸는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고정언 기자=많은 세월이 남아 있는 듯 보입니다만 오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버티다 보면 본청 근무 사무관들은 거의 모두 서기관으로 승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여덟 명씩 열여섯 자리가 공석이 됩니다. 물론 그 전에 공로연수에 들어가면 불가능하겠지만요. 하지만 김춘호 행정국장께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했습니다만 ‘본청 전입에만 성공하면 자동으로 승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순진하고 안이한 발상입니다.
지역교육지원청 과장 경험을 충분히 살려 해당 부서와 도교육청 조직 발전을 위해 다른 부서와의 협업, 도의원, 상하급직원, 민원인, 기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일부 사무관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엄중한 책임의식을 도외시한 채 자리만 지키고 앉아 서기관 승진만 바라보고 있다는 내‧외부 의견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참에 서기관 승진 요건을 갖췄지만 공‧사적인 이유로 직속기관이나 학교에 근무하는 사무관들의 서기관 발탁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봤으면 합니다.
아무튼 차기 교육감님의 임기만료까지 본청 사무관들을 중심으로 한 서기관 승진에 대한 ‘희망고문’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다들 힘내시죠.
▲노상래 기자=지역 교육지원청 신규 과장에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단체교섭을 원활하게 이끌어 온 노사정책과 이유영 노무지원팀장,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코로나 방역 강화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 해 온 체육건강예술과 김유명 보건교육팀장 등 6명이 신규 임명됐습니다.
또한, 안전체험학습장 오병환 운영기획과장이 안전복지과 안전교육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교적 행정지원과장 인사는 무난하게 진행된 것 같아요.
▲김두헌 기자=여담이긴 하지만, 조경진 재정과 재산관리팀장이 나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임명되면서 금호고 출신 사무관들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영암에서 근무하다 보성으로 전보된 김민호 행정지원과장, 본청 공보팀장으로 재직하다 강진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임명돼 재직 중인 선종관 사무관 등 3명이 금호고 동기동창입니다.
누가 더 공부를 잘했고, 모범생이었는지 설왕설래되고 있지만 성적증명서나 생활기록부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지금 봐서는 그때는 어땠는지 알 길이 없어 아쉽습니다. 자기들만의 고유 영역으로 남겨두도록 하죠.(웃음)
▲신영삼 기자=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본청 소속 사무관이라고 해도 행정국이냐 교육국이냐, 정책국 소속이냐에 따라 같은 일반직 공무원인데도 불구하고 차별이 일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행정지원과장 인사에서도 본청 전입 2년차인 윤양일 교육감실 비서관, 이유영 정책국 소속 노사정책과 노무지원팀장, 김유명 교육국 소속 체육건강과 보건교육팀장을 제외하고 행정국 소속 사무관들이 발탁됐습니다.
여기서 이름을 밝히긴 그렇습니다만, 같은 1년 6개월차인 두 명의 교육국 소속 사무관들만 쏙 빠진 채 말이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설령 능력이나 대외 평판도 등을 고려했다고 하더라도 행정국 위주의 주요 보직인사가 상습적으로 반복되면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고정언 기자=신 기자님이 말씀하신 행정국 위주의 인사는 행‧재정지원과장들의 본청 전입 과정에서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핵심 보직으로 불리는 인사팀장, 예산팀장 등등 전부 행정국 소속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자리에 부름을 받았다는 건 이른바 서기관으로 가는 직행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죠. 비단 전남교육청 조직만의 사례는 아닙니다만.
▲신영삼 기자=서기관 승진을 위해 본청 전입을 희망하는 행‧재정과장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물들의 수혈도 막히고 있습니다. 서기관 승진이나 지역교육청 과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사무관 대열이 본청에 진을 치고 앉아 있어 후배 공무원들이 보면 마치 동맥경화현상처럼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이번 인사에서도 11명의 본청 전입 사무관 중 뉴페이스는 3명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과거 본청 근무경력이 있었던 인물 위주로 발탁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열심히 공부해 사무관으로 승진하더라도 과거 본청에서 근무하지 못했다면 행‧재정과장 발탁은 물론 서기관 승진은 언감생심이죠.
대학입시의‘고른기회전형’처럼 본청 근무경력이 없는 인물들을 발탁하는 별도 규정을 신설해 고루 널리 인재를 구하는 인사정책도 고려해봤으면 합니다.
▲노상래 기자=본청 위주의 인사가 심화되고 승진이 적체돼 전입 이후에도 받는 스트레스 강도가 심한 모양입니다. 일일이 실명을 거론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이번 인사를 비롯해 몇 차례에 걸쳐 행정과장 출신 사무관들이 본청 전입 후 다시 일선으로 되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승진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기나긴 노년을 보내자는 굳은 결심의 표현같은데요,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김두헌 기자=사실 승진에 간절한 공무원들을 두고 이런 말 하기가 그렇습니다만, 정년을 하고나면 김 국장, 이 과장, 박 사무관, 최 주무관이라는 직위나 그 사람이 거둔 업적보다는 ‘참, 그 사람 따뜻하고 정겨웠는데’, ‘상‧하위직을 불문하고 두루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라는 감정과 감성이 가슴에 더 많이 남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저는 제3자 입장이긴 했지만요.
물론 그에 못지않게 승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불 안 가리던 분들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합니다.(웃음)
그렇다면 서기관 승진을 위한 키워드 같은게 있을까요? 이미 전문직 인사 뒷담화 과정에서 인사권자가 요구하는 ▲민주적 조직문화 ▲협업적 리더십 ▲조직‧지역사회의 평판을 꼽았습니다만 연공서열이 확실한 일반직의 경우에는 여기에 ▲‘운(運) 7‧기(氣) 3’을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행정국장이나 총무과장 등 주요 보직 인사들과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느냐, 그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았느냐, 인사권자에게 강력 추천해도 뒷말이 없겠느냐가 승진을 위한 조건 즉, ‘운 7‧기 3’에 해당 되는 게 아니겠냐는 것이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 임인년(壬寅年) 새해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