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이 한국 남자 피겨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아 최종 총점 282.38점으로 네이선 첸(미국·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 하뉴 유즈루(283.21점·이상 일본)에 이어 전체 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차준환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올림픽 최고 순위(15위)를 훌쩍 경신했다. 아울러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본인이 세운 한국 남자 싱글 공인 최고점(273.22점)도 넘어섰다.
24명의 출전 선수 중 21번째로 은반에 올라선 차준환은 자코모 푸치니의 투란도트(Turandot)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첫 번째 점프 과제인 4회전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시도하다 크게 넘어졌으나, 씩씩하게 일어나 두 번째 점프 과제이자 필살기인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 처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세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 처리했고,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과 스텝 시퀀스(레벨4)로 연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후반부에도 수준 높은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해 GOE 1.94점을 챙긴 차준환은 기본 배점 11.77점의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이후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도 클린 처리한 그는 코레오 시퀀스(레벨1)와 체인지 풋 싯 스핀(레벨4),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3)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차준환은 톱 5 쾌거에 만족하면서도 더 발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첫 점프에서 넘어지는 큰 실수가 나왔지만, 남은 연기 요소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아 만족스럽다”며 “목표로 세웠던 개인 최고점과 톱10의 성적을 모두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로 희망을 발견했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당장 올림픽이 끝나면 세계선수권대회가 남아있다”며 “그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선 경험을 쌓았고, 베이징올림픽에선 목표를 이뤘다”며 “(함께 출전한) 이시형과 다음 올림픽 땐 꼭 3장의 출전권을 따내자고 이야기 나눴는데, 그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