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페이퍼텍 운송 작업을 담당하던 노동자가 적재물 하차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다. 이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수사 대상 4호가 될지 주목된다. 광주전남 고용노동청은 사건을 접수하고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14일 고용노동부 광주전남 고용노동청과 담양경찰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9시 50분께 전남 담양에 있는 한솔페이퍼텍 사업장에 고형연료 하차 작업 중이던 노동자 A씨가 암롤 트럭 전복으로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암롤 트럭이 덤프를 들어 올리던 과정에서 우측으로 전도됐고, 운전석에 있던 노동자 A씨가 깔렸다. A씨는 구조 당시 의식이 있었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 과정서 심정지로 숨졌다.
A씨는 한솔페이터텍과 운반계약을 맺고 있는 연료공급업체 N사 소속 직원으로 양사간 운송업무를 담당해왔다.
한솔페이퍼텍은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포장재 전문기업으로 한솔그룹 주요 계열사다. 한솔그룹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가 지분 99.94%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페이퍼텍 소속 임직원수는 총 131명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는 50인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한다.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등을 놓고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광주전남 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은 맞지만, 아직 해당업체가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 사업장인지 여부는 확정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산업재해 전문가들은 해당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수사 및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이 명시한 수사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경영책임자의 최종 처벌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경찰은 업무상 과실 치사 가능성을 놓고 수사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수사권한만 있어 중대산업재해에 대해서는 경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망사건이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상황과 사고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페이페텍 측은 사고 경위와 관련해 “공장 내 운송 하역 업무를 진행하던 외부 운송차량이 전복돼 구조 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치료 중 심정지로 인해 사망했다”며 “현재 경찰 및 노동부 조사를 성실히 받고 있고,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망원인 등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당사 안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유명을 달리 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편, 한솔페이퍼텍 사망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으로 확정되면 지난달 27일 법 시행 후 보름 만에 4건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달 삼표산업 양주채석장 붕괴사고에 이어 요진건설산업 판교 신축공사장에서 엘리베이터 설치작업 중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사망했고, 11일에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에서 ‘폭발 사고’로 사상자 8명가 나왔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