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의 K-경제공약은?

대선후보들의 K-경제공약은?

규제개혁·투자에 한목소리...정부 역할론엔 이견
李 “가장 친기업적 후보...합리적 규제할 것”
尹 “정부, 4차 산업 시대 지원 수준 그쳐야”
安 “신산업 규제 가급적 안 해...한미 과학기술 협력 중요”

기사승인 2022-02-17 06:00:07

유력 대선 후보들이 최근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를 찾아 기업 성장을 돕는 경제정책 공약을 쏟아냈다. 코로나 19 팬데믹, 기후변화 등 대변혁 시기에 한국경제를 성장시킬 주역인 기업들에 규제 개혁, 연구개발(R&D) 투자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이를 추진할 주체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렸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세 후보는 기업들의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제 개혁과 기초과학 분야의 대규모 R&D 투자 등에 한목소리를 냈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기업의 목소리도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기업 활동을 보장하는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정부 역할을 제시했지만, 윤 후보는 정부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작은 정부론을 꺼내 들었다. 안 후보는 큰 정부, 작은 정부를 따지기보다는 국내 신산업 성장을 막는 규제는 풀고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14일 대한상의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대한상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 대한상의 특별 강연에서 △과학기술‧디지털‧에너지‧산업 4대 영역 대전환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재구축 △정부의 마중물 투자를 통한 일자리 400만개 확보 △규제 합리화 △남부 수도권 구상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 팬데믹 극복 지원 등 신경제 5대 구상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업과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공약한 ‘살찐고양이법’에 대해 “이상적이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삼성전자 몰락법’, 중국이 좋아할 ‘시진핑 웃음 법’”이라고 주장했고,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소유 병원 부지의 상업용지 용도 변경해줬다는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면서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했다.

이 후보는 기업 관련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규제 합리화’ 방안도 제시했다. 혁신과 효율, 경쟁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당장 없애겠지만, 불공정 행위 등 규제를 강화하는 등 규제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 소비자 보호 같은 글로벌 경쟁에 필수적인 요소에 규제 실효성은 더욱 높여야 한다”며 “불완전 판매, 주가 조작 등을 방치할 순 없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대한상의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보다 일주일 앞선 이달 7일 대한상의를 찾아 4차 산업 시대 정부의 역할은 민간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준에 그쳐야만 한다면서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제도적 규제를 가장 먼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에서 투자하기 힘든 인프라 구축 사업이나 기술혁신에 연구개발(R&D)에는 정부가 나서겠지만, 시장 개입은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초 저성장으로 위축된 경제 사회가 역동적으로 바뀌는 역동적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정부가 민간과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과거에는 정부가 경제 사회가 생산해야 할 주요 핵심 상품과 서비스의 종목과 생산량을 정해 놓고 여기에 재정 투자와 금융자원을 배분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아예 맞지 않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업종별 여건에 따라 주52시간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노동 유연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주52시간제는 대기업보다 중소·스타트업 기업에게 더욱 필요한 제도”라면서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의 경우는 일이 몰릴 때와 다소 적을 때 이를 평균해서 인력을 대체하기가 어렵고, 작은 기업일수록 (탄력적 운영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9일 대한상의와 주한미상의를 찾아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고 강조했다.  주한미상의

안철수 후보도 대한상의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를 찾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대상으로 한 규제는 강화하되 기업 자유와 창의력을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노동 규제를 과감히 풀고, 노동 유연성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는 가급적 하지 않아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규제는 어떤 것만 하고 나머지는 못 하게 하는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못 하게 한다”며 “전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 40곳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 힘들다고 했다는 사실을 보고 충격받았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나라를 만드는 게 제 목표”라고 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경제 및 과학기술 협력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정부가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외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한국과 미국은 피를 나눈 혈맹으로  경제적 번영과 세계 평화를 위한 영원한 동맹”이라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협력과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미국과 공동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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