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국제·국내 유가가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군접했고, 국내 유가도 1월 첫째 주 이후 연속 상승 중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배럴당 95.0달러에 달한다. 2020년 평균 가격인 42.3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유가가 고공행진 중이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29.8%나 상승했다.
국내 유가도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오르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내놨다. 정부 조치에 따라 치솟던 국내 휘발유 가격은 160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으나 그 이상으로 유가가 오르자 다시 뛰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6주 연속 오름세다. 이달 넷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21.4원 오른 리터당 1739.8원으로 집계됐다. 27일 현재도 가격이 전날보다 1.28원 올라 리터당 1756.03원을 기록 중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내외 유가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 자료에서 “최근 미국 중부지역 한파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하면서 “겨울철 후 난방 수요가 줄어들면 수급불균형이 완화하겠지만, 투자 감소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유가 상승으로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가계 경제 부담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오는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앞서 3월까지 국제유가 및 국내 석유제품 가격 동향을 보고 결정하겠단 입장을 냈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사실상 연장될 거란 전망이 높다.
또한, 현재는 20% 수준인 유류세 인하율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달 초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에 따라 특정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법정 세율의 30% 범위 내에서 적용 기간 및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세수 부족이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폭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고, 더욱 범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 변동 상황에 따라서 범정부 차원의 결정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