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혹시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발전소(한울 1~5호기) 출력을 50%까지 감소 운전 중이다.
4일 소방당국과 한수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7번 국도를 넘어 해안 쪽으로 번지며 한울원전 쪽으로 향하고 있다. 7번 국도와 한울원전까지 직선거리는 1㎞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3시 전력거래소의 지시에 따라 가동 중인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전반으로 줄여 운행 중이다. 출력은 줄였지만 전력 예비율에 여유가 있어 전력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한수원 측은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발전소 피해는 없다”면서 “불씨가 바람을 타고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한울 1~5호기 출력을 50%까지 낮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수원은 소방당국에 소방 인력 지원 등을 요청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원전 인근에 고성능화학차 등 소방차 24대를 배치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소방당국이 산불이 원전에 근접하는 상황은 차단하고 있으나 강풍이 불어 불씨가 바람을 타고 발전소 내 스위치 야드에 떨어질 수 있다”며 “송전설비에 불씨가 옮겨붙으면 전력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력 출력을 절반으로 낮춘 것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사전 예방조치 차원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울진 원전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사례는 지난 2000년에 있었다. 당해 4월초 강원 고성에서 발화된 산불은 8일간에 삼척, 강릉, 동해를 거쳐 경북 울진까지 번졌다. 도 경계를 넘어 원전 방향까지 번지던 산불은 필사적인 진화 작업으로 막아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