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증시 등 자산시장 개편 가능성은

윤석열 당선, 증시 등 자산시장 개편 가능성은

기사승인 2022-03-10 16:39:54
쿠키뉴스DB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주식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흐름도 개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윤 당선인은 증시 활성화르 위해 주식양도소득세(주식양도세) 전면 폐지, 물적분할 등 쪼개기 상장 개선한다는 내용을 공약에 담았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급 확대도 정책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난항도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진 탓에 정책 도입에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주식시장 활성화 기대감…양도세 폐지·쪼개기 상장 개선

윤석열 당선인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대표적인 공약 가운데 하나는 주식양도세 폐지다. 주식양도세는 현재 대주주 양도세(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를 적용하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에 대한 세법 개정(차익 대비 25% 세금 적용)이 도입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저평가된 한국 주식시장에서 양도세까지 부담하는 것은 큰손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적용되는 5000만원 이상 양도소득세가 도입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석열 당선인은 대주주 양도세는 물론 양도차익 5000만원 이상에 대한 양도 세금까지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했다. 현재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은 증권거래세는 부과하지만 양도소득세는 도입하지 않았다. 대만의 경우 양도세 도입을 실시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자 결국 폐지해 버렸다. 대만은 주식 양도소득세를 1973년과 1989년, 2013년 총 3번에 걸쳐 도입했으나 거센 반발로 인해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다만 양도세 폐지는 국회 합의로 진행되는 것이기에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현재 민주당이 180석에 달하는 의석 수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할 때 폐지 보다는 유예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양도세가 폐지되면 해마다 11월 연례행사처럼 있어온 코스닥 주식매도세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조세관련 사항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므로 실현가능성도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윤 당선인의 대표적인 공약은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기업공개) 방지  ▲의무공개매수 도입이다. 두 공약 모두 소액 투자자(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으로 불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 물적분할 방지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기업 물적 분할 이슈는 여야를 넘어서 동의하고 있고, 최근 금융위원회도 기업 물적분할 시 기존 주주에 대한 보호 방안 기재를 의무화한 상태다. 

부동산 규제 완화 시그널…금융시장 불확실성 변수로 

윤석열 후보 당선으로 재건축·재개발물량 증가 및 전반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250만 가구 주택 공급 확대, 종부세 폐지 등을 공약을 내세웠다. 

국내 GDP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13%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역대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왔다. 대표적으로 2014년 박근혜정부의 초이노믹스, 2019년 하반기, 2020년 코로나 위기 직후 진행된 기준금리 인하, 대출규제 완화 정책도 부동산 부양책이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본격적인개발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의회 구성원이 결정된 다음 진행될 것을 보인다”며 “재개발과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서울시내 주요지역의 모습이 많이 바뀔 것이고 부동산 공급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후보는 정책 공약으로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청년을 대상으로 한 LTV 80% 완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LTV 규제를 완화하려면 DSR(연소득 대비 전체 금융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함께 풀어야 한다. 이는 현재 금융당국의 기조와 상반된 것이다. 금융당국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채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장기화 ▲공급 대란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진행 ▲미국 연준의 긴축과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진정되지 못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발 에너지 가격 불안은 과거(1970년대 말) 1~2차 오일쇼크로 불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소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지난 한 주 13.02% 급등했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60년 후 역대 최고 주가 상승률이다. 1974년 9월 오일쇼크 당시 최대 상승률(9.67%) 보다 높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부동산시장 활성화 중심의 경기 부양책은 단기적으로는 어떤 경기부양책보다 효과적”이라고 하면서도 “자산시장이 침체로 반전할 때 장기간 지속된 부동산 부양 위주의 경기 부양 정책이 금융안정에 부정적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선진국가가 민간부채와 부동산시장 부양을 통한 경기 부양을 포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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