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EV 배터리...열기 달아오른 ‘인터배터리 2022’

‘대세’ EV 배터리...열기 달아오른 ‘인터배터리 2022’

각 사 배터리 탑재 전기차 전면 배치...‘모토쇼’ 방불
‘BaaS’ 신사업 소개 등 지난해와 다른 점

기사승인 2022-03-18 05:30:01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GMC 픽업트럭 허머EV.   황인성 기자


“전기차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왔어요. 차 한 대 구매할까 하는데 전기차에 관심이 생겨서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2’가 개최했다. 10회째를 맞는 전시회에는 올해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기차의 성장세와 관심도를 보여주는 모습으로 전시 부스 오픈 시간 10시 이전부터 입구는 이미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흥행했던 ‘인터배터리’는 올해는 그 열기가 더해져 일반 관람객 상당수가 첫날부터 현장을 방문했다. 

최근 전기차가 주목받기 시작하자 전기차 배터리에까지 관심을 둔 이들이 다수였다. 이들은 향후 전기차 구매 계획을 갖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김승권씨는 “현재 내연기관차를 운전 중인데 새 차는 아무래도 전기차로 사야 할 것 같다”며 “잘 모르지만,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박람회장 중심부에 위치해 가장 많은 인파로 붐볐다. 각 사 모두 자신들이 개발·양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 첫선을 보인 전기 픽업트럭 ‘허머EV(HUMMER EV)’를 전면에 배치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허머’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그룹 산하 GMC브랜드 픽업트럭으로 미국 내에서는 인기 차종 중 하나다. 현재는 내연기관차 허머는 단종됐지만, 지난해 재출시하면서 허머EV로 재탄생했다.

해당 차량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첫 픽업트럭으로 그동안 승용차 위주로 양산되던 전기차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을 첨가해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를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기술력이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그간 소형·중형 전기 차량 위주로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어왔지만, 지난해에는 고출력이 요구되는 픽업트럭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며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이 높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은 자사의 최신 배터리 기술력이 집약된 NCM9 배터리를 전시관 초입에 배치해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인성 기자

SK온은 회사 이름을 활용해 가장 직관적인 전시관을 꾸렸다. SK온(SK On)에서 ‘온(On)’을 따서 전원(on) 버튼을 형상화해 전시관 입구를 꾸몄다. 초입에는 SK온의 최신 배터리 기술력이 집약된 NCM9 배터리를 배치해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타사와 차별화한 ‘Z폴딩’ 조립공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SK온 관계자는 “양극과 음극이 만나면 화재 위험성이 높은데 Z폴딩 방식은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화재 위험성을 낮춘다”며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3억5000여개 셀을 공급하면서 단 한 차례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안전하다”고 안전성에 대해 자부했다.

전시관 곳곳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제네시스EV, 벤츠EV 등 전기차량들을 배치하면서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해온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시된 차량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페라리였다. 페라리는 빠른 속도를 내는 스포츠카 브랜드의 대명사로 SK온의 NCM 배터리가 탑재됐다. 스포츠카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고자 하는 인파로 끊임없이 붐볐다.

삼성SDI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론칭한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 홍보 전시 모습.   황인성 기자

삼성SDI는 지난해 새롭게 론칭한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 알리기에 집중했다. 무리한 점유율 확대보다는 브랜드가치 제고에 힘쓰면서 최고 품질의 명품 배터리로 고객사를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젠5(Gen.5)’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자 자신감을 얻은 모습으로 당분간 고품질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도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량을 전시관 곳곳에 배치하면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BMW 전기차들이 전시관 중심부에 자리했고, 이를 둘러싸고 삼성SDI가 만드는 각형·원통형·파우치형·버튼형 등을 탑재한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공구, IT 디바이스, 지능형 서비스 로봇 등 일상에서 사용되는 기기들이 진열됐다. 

또 젠5 이후 차세대 배터리 출시를 위한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타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에 따르면 현재 생산 중인 전기차 젠5 배터리는 63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향후 젠6에서는 기술력 통해 주행거리를 700km 이상까지 늘리고, 그 이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는 800km 이상으로 대폭 늘린단 계획이다.

SK온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성장세가 뚜렷한 BaaS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이날 전시를 통해 다시금 밝혔다. SK온 전시부스 모습.   황인성 기자   

올해 인터배터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배터리 업계 추세는 미래 사업의 본격화였다. 지난해에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대한 소개는 있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구체화했다. 또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과 관련한 ‘BaaS(Battery as a Serivce; 바스)’ 사업에 대한 배터리사들의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BaaS 사업은 사용 중 배터리의 관리와 잔량 측정, 수리, 렌탈 그리고 폐배터리의 재활용·재사용 등 배터리 전 생애 관리를 포괄하는 서비스 사업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함께 성장할 분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최근 BaaS 사업 추진을 본격 선언한 만큼 이날 행사에서도 관련 전시를 선보였다. 삼성SDI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사업 추진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폐배터리를 재활용·재사용하는 사업은 꾸준히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각 사들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2026년 전후로 보고 있지만, 그 시점은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더 빨라질 수도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와 올해 행사가 다른 점이라면 배터리 생애 순환을 염두에 둔 미래 배터리 사업의 추진 전략”이라며 “내년 행사에서는 더욱 구체화된 내용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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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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