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자신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을 떠난 지 10년 만이다.
24일 대구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께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에 도착했다. 수많은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남자 아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귀향 인사를 했다.
달성군에 사저를 마련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사면이 결정된 후 달성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라며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다”며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달성군 관내에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과거 선거 운동 때 “‘달성군의 공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거 분위기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라고도 밝혔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발표 직전 30대 한 남성이 박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던져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