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구독 쿠폰이 뜬다…‘짠물 소비’ 고물가 생존법

편의점 구독 쿠폰이 뜬다…‘짠물 소비’ 고물가 생존법

도시락·삼각김밥 등 간편식 구독 쿠폰 인기
밀키트 매출도 상승세…경제·편의성 높아

기사승인 2022-06-28 06:00:14
#자취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 정모 씨(32·여)는 요즘 ‘편의점 구독 쿠폰’을 이용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의점 음식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처음엔 매월 정기 결제를 해야 하는 시스템에 은근 압박감을 느꼈다. 하지만 3일에 한 번 꼴로 사먹으면 쿠폰을 다 써서 오히려 식비를 아낄 수 있었다.

정씨는 “앱으로 구독쿠폰을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가격 면에서 훨씬 메리트 있게 이용하고 있다”면서 “원래 빵집 샐러드를 사먹곤 했는데 편의점 구독쿠폰이 종류도 다양하고 혜택이 많아 편의점 샐러드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폭등이 이어지면서 ‘한 끼 1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해외 곡물·원자재값 하락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런치플레이션’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알뜰 소비자’가 늘고 있다. 

편의점 구독 쿠폰 서비스. CU

2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구독 쿠폰이 소비자 가격 부담을 덜어줄 방편으로 주목받고 있다.

CU 쿠폰 누적 사용량(1~5월)은 전년 대비 49.3%나 늘었다. 연일 물가 인상이 이어지자 지난달 쿠폰 사용량은 전년 대비 무려 68.9% 증가했다.

CU 구독 쿠폰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원하는 카테고리의 월 구독료를 내면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할인 쿠폰을 구독할 수 있는 카테고리는 도시락·샐러드·즉석원두커피 등 20여 종에 달한다. 

최근에는 도시락·삼각김밥·샌드위치 등 간편 식사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카테고리들은 한 달 동안 20% 할인된 가격으로 10회 이용할 수 있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간편 식사류 다음으로는 GET커피(30% 할인)·컵라면(20% 할인)·샐러드(20% 할인) 순으로 인기 구독 쿠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CU 구독 쿠폰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파격적인 할인율이다. 정상가보다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인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나 통신사 할인을 중복 적용하면 할인율은 더 높아진다.

예를 들면 도시락 구독 쿠폰(4000원)을 구매한 고객이 4500원짜리 도시락을 결제하면(회당 900원 할인) 5번만 이용해도 구독료 이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2개 이상 구독 쿠폰을 구매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기준 구독 쿠폰을 2개 보유한 고객은 15.1%였으나 지난달에는 27.1%로 급증했다. 3개 이상 보유자도 13.1%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밀키트 매대. 연합뉴스
밥상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정 간편식(HMR)도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 끼 요리에 필요한 개별 식자재를 구매하는 비용을 감안했을 때 가성비가 좋은 밀키트를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밀키트 제품 매출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 업계 1위인 프레시지에 따르면 올해 1~5월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물가 영향도 있지만 밀키트가 집밥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소비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내식 100조로 추산되는 식품 시장의 외식과 내식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밀키트를 비롯한 모든 HMR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밀키트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 영향으로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가 2020년 대비 25% 증가한 5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밀키트는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아 경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밀키트 업체들은 농가와 계약 재배 혹은 연 단위 공급을 맺고 있어 식자재 시세 변동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한 구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자재 등 외식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소비자들도 식비를 전략적으로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구내식당을 비롯해 편의점 도시락, 밀키트 등 경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다양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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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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