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국정감사와 턱걸이 원구성…‘등 떠민 합의’

다가오는 국정감사와 턱걸이 원구성…‘등 떠민 합의’

최요한 “합의문 결과 서로 물러서지 않아”
“국정감사에서 문제 해소되지 않아”

기사승인 2022-07-23 06:00:01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윤상호 기자

국회의 원구성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합의에서 가장 문제가 된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양당이 각각 1년간 나눠서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양당의 합의가 여론의 악화로 ‘등 떠민 합의’라는 지적이다.

합의의 이유로 ‘민생’을 언급했지만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53일간의 정쟁을 이어나갔다. 특히 국정감사 준비는 8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 원구성은 ‘턱걸이’라는 평가다. 21대 후반기 원구성은 평균 원구성 일수인 41.4일보다 12일 늦어지면서 시작부터 좋지 않은 성적표로 출발했다.

상임위원장이 선임되고 위원들이 배분된 만큼 ‘국정감사’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로 각종 논란이 된 인사청문회 없는 인사 기용과 검찰 출신 인사 기관장 선임 등에 민주당이 강한 비판을 제기한 만큼 치열한 국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과방위는 방통위원장 사퇴압박과 방송장악, 행안위는 경찰국 신설 등의 정쟁 요소가 남아있다.

양당은 합의문을 통해 각 당이 담당하는 위원회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회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1개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담당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원구성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빨리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시급한 민생문제를 처리해야 했다”며 “행안위와 과방위를 민주당이 2개 다 요구했지만 나눠서 담당하기로 하고 1년 뒤 교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행안위와 과방위를 언급하면서 윤 정부의 행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통위와 같이 중립적인 기관이 정책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경찰 장악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한다는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민 끝에 방송장악 문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먼저 맡기로 했다”며 “행안위 역시 경찰과 지자체 업무의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판단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여야의 원구성이 부정적인 여론과 대내외적인 환경 때문인 억지 합의라고 평가했다. 합의문에서 나온 내용 역시 협의를 본 것이 아닌 서로가 물러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정감사에 대해서는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아닌 더 큰 갈등으로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정감사를 코앞에 두고 ‘턱걸이 원구성’을 했고 민생을 걱정해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고유가와 인플레 등 심각한 외적 상황 때문에 억지로 떠밀리듯이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구성 결과를 살펴보면 서로 양보했다고 하지만 과방위와 행안위를 1년씩 나눈 것은 양측이 한발도 물러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정감사에 대해선 “야당과 여당의 모습도 일반적인 모습을 벗어났다”며 “여야의 행보를 살펴보면 야당이 방어에 급급하고 여당은 과거 사건을 꺼내 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잘못한 것을 이용해 ‘반사이익’을 받으려고 하는 행동이 문제”라며 “국민은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힘들어지니 여야가 정쟁하는 그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정감사에서는 윤 정부의 최근 논란이 지적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가 해소되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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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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