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스벅 가니 난 편의점 간다"…편의점 커피 전성시대

"넌 스벅 가니 난 편의점 간다"…편의점 커피 전성시대

가격·품질 모두 잡는 ‘갓성비’ 경쟁 치열

기사승인 2022-07-23 06:30:01
CU의 즉석 원두커피 ‘겟(GET) 커피’. CU

“싼게 비지떡”이라며 평가절하되던 편의점 커피가 각광받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비싼 커피 전문점 대신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주요 편의점들은 맛과 품질을 끌어올리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은 자체브랜드(PB) 커피 품질 개선에 나서며 가성비 커피 경쟁에 뛰어들었다. CU는 최근 즉석 원두커피인 겟(GET) 커피의 브랜드 콘셉트와 원두, 커피머신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겟커피는 CU에서 컵얼음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품목이다. CU는 차별화된 커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 커피머신 시장점유율 1위인 이탈리아 라심발리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전국 점포에 차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모델은 1000만원 중반대의 고급 모델로 열 교환 방식의 신형 보일러 기술이 적용돼 50잔 이상 연속으로 커피를 추출해도 품질의 맛과 풍미가 균일하게 유지된다. 새로운 원두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콜롬비아·브라질·니카라과산의 원두를 50:25:25 비율로 배합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열대우림동맹(RA:Rainforest Alliance) 인증 친환경 원두를 100%로 확대하고, 겟커피 로고도 소문자 이미지로 변경했다.

GS25도 지난 3월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원두 리뉴얼 블렌딩을 진행했다. △콜롬비아 △과테말라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4개 산지의 원두 배합을 5개월여의 기간 동안 재조정했다. 로스팅의 풍미와 깨끗한 뒷맛을 강조했고, 균형 잡힌 산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에스프레소 메뉴를 위해 원두 추출 최적화와 1회용 에스프레소 전용잔을 제작해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GS25 관계자는 “새로운 메뉴로 커피의 끝판왕이자 기본인 에스프레소 메뉴를 선보인 데 이어 텀블러 이용객에게는 300원 할인해 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의 자체 브랜드(PB) 원두커피 ‘카페25’. 김한나 기자

카페25는 최근 전문 바리스타들의 커피 맛 블라인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커피연합회에 따르면 전문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진행한 커피 블라인드 평가에서 카페25가 7.67점(12점 만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3위를, 스타벅스는 5위에 머물렀다. 

세븐일레븐도 즉석 원두커피 세븐카페를 운영 중이다. 다른 편의점의 고압 추출 형태의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닌 전자동 드립 방식이 특징이다. 특히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뒀다. 이마트24의 이프레쏘 원두커피는 최고 등급의 싱글오리진 원두를 사용하며, 1000만원대 이탈리아 세코 머신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편의점 원두커피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카페25는 올 상반기(1~6월) 매출 신장률 31.8%를 기록했다. CU 겟커피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6% 올랐다. 최근 3개년 매출 신장률은 2019년 31.2%, 2020년 19.6%, 2021년 20.4%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세븐카페와 이프레쏘의 커피 매출도 전년 동기 각각 40%, 45% 증가했다.

편의점 커피의 인기 요인은 커피 전문점과 견줘 3분의 1 수준인 가격대로 가성비가 뛰어나서다. 여기에 고가의 커피머신과 원두를 사용해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 업계가 부담 없는 가격의 커피에서 더 나아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편의점 커피를 찾는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편의점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커피 전문점 못지 않은 고급 커피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커피를 찾는 2030 젊은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커피 전문점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 수요 확대에 따라 기존의 커피 전문점들이 간편하게 즉시 음용이 가능한 제품(RTD) 출시 등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면서 생존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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