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 명품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이달 디올 입점을 시작으로 루이비통과도 입점 협의에 들어갔다. 오는 10월에는 판교점에 경기상권 최초로 에르메스 입점을 앞두고 있는 등 하반기에도 명품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내년을 목표로 더현대서울 매장에 루이비통 입점을 조율하고 있다. 애초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회장이 전날(25일) 한국을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에 의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버크 회장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패션 브랜드인 루이비통·티파니 등을 점검하고, 아시아 명품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볼 계획이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 몇 년 간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LVMH 브랜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에르메스, 샤넬과 함께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입점시키면 매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더러 충성 고객 확보도 쉽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 유치와 관련해 “명품 브랜드 입점이 이뤄지면 매출에 도움이 되는건 맞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더현대서울은 명품 라인업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발렌시아가·프라다·티파니·생로랑·부쉐론 등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크리스찬 디올 입점에 성공했다.
더현대서울은 명품을 입점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MZ세대를 겨냥한 차별화된 공간 구성과 개성 있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와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 등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백화점이란 한정된 틀에서 벗어난 것이다.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채널 성장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다.
실제 더현대서울의 방문객 70%는 2030세대다. 이들은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더현대서울은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며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픈 당시 계획했던 매출 목표치의 30% 가까이 초과 달성한 셈이다. 여기에 루이비통 입점이 현실화되면 더현대서울의 성장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꾸준히 명품관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무역센터점은 지난 4월 7층에 ‘구찌 멘즈’ 매장을 오픈했다. 하반기에는 판교점의 남성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압구정 본점은 1~2층 명품관에만 몰려 있던 프리미엄 콘텐츠를 매장 내 모든 층으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매출 상승폭이 크게 올라 압구정 본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영향과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유치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명품 경쟁력이 백화점의 핵심 전력으로 이어져 온 만큼 명품 브랜드 강화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