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SK그룹이 미국에 220억 달러(28조8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70억 달러(9조1000억원)에 미국 투자 계획을 포함하면 총 290억 달러(37조9000억원)를 투자하는 셈이다.
백악관 발표는 최 회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면담을 앞두고 공개됐다. 면담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27일 오전 3시다. 이 자리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도 배석한다. 면담은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SK그룹의 투자 규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관저에 격리돼 있는 상태다.
백악관은 “이번 면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성장,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 투자처로서의 미국의 장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이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세부사항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내 기업 인수나 지분 투자가 아닌 대규모 공장 건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 제조업 육성과 고소득 일자리 창출을 정책으로 내건 만큼 SK그룹도 기업 인수보다 공장 설립을 통해 일자리 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기존의 공장 설립 계획을 보강하거나 새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공장 1개당 연산 43GWh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규모로, 오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완공된다.
새 공장을 짓는다면 유력한 투자 분야는 반도체다. 지난해 12월 최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것은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이른바 ‘BBC’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국내투자 금액 179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68조원 가량이해외투자 금액으로, 적잖은 비중이 미국에 투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