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10년 전 48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현재 3조원대로 커졌다. 불면증과 수면 장애를 겪는 현대인이 증가하면서 양질의 숙면을 위한 아이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슬리포노믹스’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다. 잘 자야 건강해지고, 일의 효율도 오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질 좋은 잠’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수면 제품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이 수면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5배 가량 늘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한 달 사이 침구류 판매량은 전월 대비 3.3배 증가했다.
G마켓에선 지난 한 달 동안 지난해 동기 대비 이불·토퍼세트가 152%, 이불패드세트 20%, 무드등·수면등이 48%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아로마캔들 24%, 습도조절기기도 104% 각각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도 시어서커나 인견 등으로 만든 침구류, 쿨링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매트리스와 토퍼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커튼류는 고밀도 암막커튼과 두께가 도톰해 비침이나 빛 투과가 적은 상품이 해당 카테고리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평온함과 집중력 등을 주제로 조향된 아로마테라피 디퓨저도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숙면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업계도 기능성 제품과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바이탈뷰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면 질 개선 기능성을 인정 받은 건강기능식품 ‘굿슬립가바 365’를 출시했다. 굿슬립가바 365는 자기 전 섭취해야 하는 특성과 장기간 섭취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제품이다. 2주 이상 꾸준히 섭취 시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조선호텔 객실에서 사용 중인 침구류도 주목받고 있다. 광폭 인견 100% 평직 원단으로 제작된 ‘케논’ 이불과 면 100% 베딩 제품인 ‘바로크’ 라인은 베스트셀링 아이템 중 하나다.
국내 수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많은 근로시간 대비 충분한 휴식이 부족해 현대인 수면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수면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시간 뿐만 아니라 수면 질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박준 한국수면산업협회 정책본부장은 “숙면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숙면에 대한 인식도 좋게 바뀌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슬립 테크’도 등장하면서 IT 분야로 수면 산업 영역군도 넓어지는 추세여서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