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고랭지 배추 재배지인 강원도 강릉 안반데기를 방문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총지출이) 폭증하다시피 했다”면서 “내년 본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 대폭 낮은 수준의 예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예산은 앞서 2차례의 추경을 포함해 680조원까지 증가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적은 수준의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본예산 상 총지출은 607조7000억원이었으나 2월 16조9000억원, 5월 62조원 상당의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총지출 규모가 679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본예산 총지출이 전년 전체 지출보다 줄어드는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추 부총리는 급격히 늘어난 국가부채와 관련해 “워낙 높은 수준의 부채규모 때문에 내년 예산편성에 빚을 전혀 안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적정 필요한 재원지출 소요는 담아나가되, 상당 부분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은 “부채 증가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올해보다는 좀 줄여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추 부총리는 또 “공공 부문의 솔선수범 차원에서 장·차관급 이상의 임금은 동결하되 10%를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며 “하위 직급의 경우 현재 물가 수준이 많이 올라 있고 공무원 사기 문제, 처우 개선 소요 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폭우가 쏟아진 이후 7%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천지개벽 수준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6%대 초반에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라 6월(6.0%)에 이어 두 달째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