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물 문제로 구미시장과 협의할 것도 논의할 것도 없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홍 시장은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 당선된 구미시장이 대구시가 지난 30여 년간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입고도 인내하면서 맺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구가 수원지를 옮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구미 해평취수장 물 대신 안동‧인하댐 물을 대구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맑은물하이웨이’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는 “구미시장의 일방적인 협정 파기를 보고 새로운 수원지 대안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와 대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대구와 경북간 갈등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미만 경북이고 안동은 경북이 아니고 수도권이냐”면서 “경북지사가 중재할 일도 없고 이미 끝난 사안”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구미공단 폐수문제는 철저히 감시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진행 중인 구미 제5공단에는 화학공장, 유독물질배출 공장은 절대 입점 금지시키고 철저하게 무방류시스템으로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공장가동을 못하게 할 것”이라며 “더 이상 구미공단 공장폐수로 대구시민 건강권이 침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이날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취수원의 구미보 상류 이전에 대한 지지한 검토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대구취수원 이전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지난 4월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은 구미시민과 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당시 협정을 체결한 주체 당사자가 대부분 바뀌어 실질적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시민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다만, 김천산업단지 폐수가 유입되는 감천이 해평취수장의 낙동강 상부에 위치해 폐수 사고에 여전히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낙동강 물이 오염된 근본 원인은 구미 공업단지가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홍 시장의 지적에 대해서는 “2018년 환경부에서 과불화화합물 검출을 계기로 낙동강 수질 개선 방안으로 추진하던 ‘폐수무방류시스템’은 연구용역 결과 취소됐다”며 “이는 환경부 주관사업으로 구미시가 도입을 거부한 적 없다”고 했다.
김 시장은 또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는 법정 기준치 이내이며,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한 완충저류시설과 하수처리시설 등 차단시설을 완비하고 있다”며 “산업폐수 방류량은 구미시가 많지만 낙동강 수질 오염의 주요인(BOD)은 토지(51.5%), 생활(24.1%)로 산업(7.4%)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지자체장 교체 등 상황과 여건이 달라진 만큼 취수원 문제는 구미보 상류 이전 등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낙동강 수질개선과 안전한 먹는 물 공금을 위해 중앙부처, 경북도, 대구시 등과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구미=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