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사랑의 윤리학:몸, 에로스 그리고 타자’라는 주제로 ‘우리 시대에도 진정한 사랑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화두를 세상에 던진다.
우리의 생명은 새로움을 무한히 생성할 수 있는 잠재적 힘을 내장하고 있다. 이 잠재적 힘이 억압되지 않고 새로운 삶의 차이를 생성하는 흐름을 형성해갈 때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이기주의와 나르시시즘의 팽배, 인간을 도구화하고 수단화하는 경향의 증대, 타자를 자신과 동일화하는 욕망 속에서 힘없는 자들에 대한 억압과 배제.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의 풍속화를 구성한지 오래다. 사랑이 종말을 고하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랭보의 말처럼 사랑을 재발명하기 위한 투쟁임을,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김 작가는 예술적 몸짓을 작품에서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그는 작업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수행성으로서 화가-되기’를 향한 나의 모험은 코드화된 체계에 사로잡힌 회화를 해방시키고 촘촘히 짜여진 권력의 그물망에 포섭된 나의 몸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퍼포먼스 회화를 통해 그림과 그림 아닌 것의 경계에서의 그리기를 시도했다. 이와 같은 ‘수행성으로서 화가-되기’의 결과물인 40점의 그림들은 관람객들에게 원초적 몸에 배태된 아나키즘적 리비도의 떨림이라는 경험을 선물함으로써 그들에게 삶과 사랑을 재발명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번 10회 개인전에서 김상표 작가는 ‘주제’와 ‘스타일’ 두가지 측면에서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그의 무모한 모험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입증해 보인다. 그는 전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외친다. “I AM ANARCHIS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