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역대 최저’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워졌다.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도 급감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8월2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지난주(82.9)보다 1.1p 내렸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1일 조사(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5월9일 이후 17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3.7로 한주 사이 0.6p 떨어졌다. 2019년 6월24일 83.0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수심리가 꽁꽁 얼면서 거래도 확연히 줄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만59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40건으로 집계된다.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4679건)와 비교하면 86.4%나 줄었다. 8월 거래량은 실거래가 신고기간이 이번달 말까지 남아있지만 현재 신고건수는 372건에 불과하다.
미분양 주택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가구로 한달 사이 12.1%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말 1509가구에서 지난달 4528가구로 약 반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 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택 가격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일반 아파트는 0.04% 하락했고 재건축은 0.09%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 하락폭은 2020년 5월 첫째 주 -0.13% 변동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p 인상했다. 1999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첫 네차례 연속 인상이다.
여기에 종부세,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도 시장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수요 위축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잇단 금리인상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종부세를 포함한 재건축 등 규제완화에 대한 정책결정도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