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가 30%가 넘는 영업 이익률을 올리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맹점주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bhc는 최근 튀김유에 이어 가맹점 납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며 가맹점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최근 양도·양수 매물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폐점률’에 대한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은 영업 이익률을 거뒀다. BHC는 지난해 매출액 4771억원, 영업이익 1538억원을 올리며 영업 이익률만 무려 32.2%에 달했다. 타사 브랜드인 교촌치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7%, BBQ는 16.8%였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bhc는 최근 5년간 3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bhc의 영업이익률은 비용 효율화에 따른 것으로, 가맹점 납품이나 공급 차익과는 관련이 적다”고 일축했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bhc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현장 조사에 나서며 다시 불거졌다. 참여연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6월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해바라기유를 고가에 매입하도록 강제했다며 공정위에 bhc를 고발했다.
bhc는 지난달 1일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 가격을 15kg 한 통당 9만750원에서 14만6025원으로 61% 인상해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샀다. 이후 얼마 뒤 12만5750원으로 공급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실제 한 소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쟁사 브랜드에 비해 2~4배 가량 많은 bhc의 양도·양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공정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정보공개서(2020년 기준)에 따르면, bhc의 영업이익률은 32.5%로 스타벅스(8.5%)와 비교해 4배에 달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크라샹보단 16배 이상 높다. 특히 경쟁 치킨 3사(교촌·BBQ·굽네)의 평균 영업이익률(11.4%)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퇴직자들이 창업 아이템으로 찾는 편의점(4.3%), 제과·제빵점(7.3%)의 평균 영업이익률의 5~8배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자 폐점율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폐점률은 계약종료·해지만 포함되며 명의변경(운영권 양도)은 제외하고 있다.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bhc의 최근 3년 간 명의변경 점포 수는 318곳이다. 2020년 기준 8%대의 폐점률은 명의변경 점포 수를 포함하면 18%대로 급상승했다.
명의변경을 포함한 ‘광의의 폐점율’을 보면 BBQ(11.8%), 교촌(9.3%)과 비교해봐도 bhc가 2배 가량 높다. 지난해 기준 정보공개서를 공개한 교촌의 경우도 전년 대비 명의변경 점포수가 25.4% 증가한 148곳에 이르렀다. 이에 교촌의 광의의 폐점율은 11%대로 치솟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및 해바라기유 등 원부자재 물품 마진으로 불리는 ‘차액 가맹금’이 프랜차이즈 영업이익률에 직결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명의변경을 포함한 폐점률 범위에 대한 재해석과 광의의 폐점률이 정보공개서에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