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O리단길’이 핫플레이스 상권으로 불리며 MZ세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입소문을 탄 음식점이나 카페는 주말만 되면 젊은 층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리단길 핫플의 다음 타자로 서울 삼각지역 근처 ‘용리단길’이 주목받고 있다. 홍대나 강남 등 대형상권으로 모이던 MZ세대가 이제는 북촌, 용리단길 같은 이색 상권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SNS에서도 명소로 자리 잡은 용리단길을 두고 인근 상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리모델링 가게 늘어…MZ세대 즐겨 찾아
용리단길은 이국적인 음식점과 노포가 어우러지며 젊은 층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골목길로 맛집과 카페가 곳곳에 자리했다.
용리단길 상권은 2017년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원래 개발되지 않은 노후화된 주거 지역이었으나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가 수요도 증가했다. 대단지 아파트와 신축 오피스텔, 주상 복합건물 사이로 낡은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 상가 건물이 밀집해 있다.
특히 대로변 오피스 건물을 배후로 한 먹자 골목으로 변모하면서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상권으로 거듭났다. 노후화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후 MZ세대들이 많이 찾는 ‘O리단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용리단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여·37)씨는 “최근 용리단길이 핫해지면서 젊은 층들이 많이 방문한다. 카페 뿐만 아니라 근처에 젊은층을 겨냥한 와인바만 10개 이상 생겼다”면서 “리모델링한 가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주변 카페도 임대료가 3~4배 올랐다. 용산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주변에 음식점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용리단길은 지하철 4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역세권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목 좋은 상권’으로 꼽혔다. 아울러 용산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인근 상권도 호황을 맞는 모양새다. 용산 일대에는 기업들과 상업시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집무실 이전으로 대통령실 출입 인력 수요도 발생하면서 부동산 가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용리단길 인근의 한 음식점 대표 B(남·30대)씨는 “시위나 집회로 인해 경찰, 경호원이 늘어나면서 주변에 음식점이 많이 입점했다”면서 “집무실 이전으로 젊은 층을 비롯해 유동 인구의 연령층이 높아졌다. 요식업들도 단가 있고 고급화된 식당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용리단길, 핫플보단 오피스 상권”
실제 용리단길 상권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용리단길이 위치한 임대료 시세는 1층 기준 평당 15~19만원대로, 서울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그간 강남, 광화문, 여의도로 삼분됐던 서울 상권과 오피스 판도에 용산이 신흥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 반응은 제각각이다. 삼각지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윤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이전에 따른 ‘용와대(용산+청와대) 특수’는 체감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동인구가 늘고 주변 상권이 활성화된 건 어느 정도 맞지만 집값은 이전부터 계속 오르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삼각지역 근처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 중인 C(남·45)씨는 “최근 집주인들이 용와대 이슈로 매도 할려고 내놨다가 거둬들이는 등 매물도 많이 없다”면서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발표를 많이 하니 더 오르겠지 하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무실 이전이 아니어도 용리단길 일대 지가는 계속 오르고 있었다. 그 시기쯤 대통령실이 온 것 뿐이다. 2년 전에 비해 집값이 7배 올랐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 D(여·40대)씨도 “지가보다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 지난해보다 6000~7000만원 정도 오른 건 맞다”고 했다. D씨는 또 “용리단길 일대는 오히려 주거와 상가, 사무실이 공존하고 있어 젊은 층들의 핫플레이스보단 밀집된 직장인 상권 느낌이 강하다. 일부 몇몇 음식점만 웨이팅이 있는 정도”라며 “용리단길이 핫하다고 해서 와보면 대부분 실망을 많이 한다. 홍대나 성수, 강남 같은 대형 상권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