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 확대로 규제 사각지대 해소해야”

“의무휴업 확대로 규제 사각지대 해소해야”

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문제점 및 대안 모색
“법 개정 통한 공정한 제도·방안 필요” 한 목소리

기사승인 2022-09-23 17:50:13
윤석열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문제점 및 대안 마련 국회토론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한나 기자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논의하기 위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윤석열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문제점 및 대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를 위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고 이에 대한 시사점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주관하고, 윤석열 정부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폐지 저지를 위한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 이동주의원실·진성준의원실, 정의당 배진교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어제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내용을 다뤘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에선 규제 완화라고 하는 명목 하에 의무휴업 폐지 인기투표까지 하면서도 유보돼 있는 상황”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활성화되고 있는 플랫폼 영역에서도 노동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의무휴업제도 조치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 좌장은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이 맡았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정기 의무휴업제도 한계와 과제 검토’를 주제로 정부 의무휴업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유통 소매업 영역에서 영업시간과 휴점제도 등과 관련해 이젠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통업 양태가 기존과 달리 쇼핑몰이나 드럭스토어,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형태가 다변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당시 대규모 점포 유형이 6개 정도였는데 2022년 현재 시점에서 보면 산업구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의 의무휴업 축소가 아닌 제도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간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 유통기업의 확장 혹은 일부 제한에만 정책이 집중됐다. 노동자 보호 관점에서도 시행령 개정을 통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제도와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유럽연합(EU)처럼 온라인과 오프랑니 플랫폼 노동과의 형평성 있는 대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문제점 및 대안 마련 국회토론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한나 기자

두번째 발제자인 이혜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부교수는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과 노동자 건강’에 대한 주제를 다뤘다. 이 부교수는 “일요일 노동이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를 사례로 들며, 노동강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전체 사회의 사이클에 맞는 휴식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교수는 “작업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형마트의 경우 일요일 노동은 평일보다 더 노동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며 높은 노동강도는 피로와 스트레스, 수면 문제 등 각종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의 전체적인 사이클은 주말에 휴식과 재충전, 여가 시간을 갖는 게 일반적”이라며 “주말 노동으로 가족, 친구 등과 관계 형성이 틀어지면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면서 우울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 김복철 재벌복합쇼핑입점저지전국비대위 공동대표,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온라인 유통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온라인과 디지털로 가는 것이 산업 변화의 추세다. 온라인유통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의무휴업을 확대하고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라며 “마트노조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단축 확대로 모든 유통노동자들의 일요일을 쟁취하는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문제점 및 대안 마련 국회토론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한나 기자

의무휴업 규제 사각지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는 대규모 점포 중 대형마트에만 법률이 적용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 복합쇼핑몰은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건강과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소연 위원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됐지만 백화점면세점노동자의 휴식권과 일, 가정양립과 삶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방기홍 회장도 “이같은 사각지대의 존재로 대기업들이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대규모 복합쇼핑몰 출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 이는 고스란히 골목상권의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은 건강과 휴식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무휴업 확대를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촉구 운동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노동자와 사회단체, 자영업자 등 연대를 통해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막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복철 대표 역시 의무휴업 확대 필요성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의무휴업은 확대돼야 한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복합쇼핑몰 입점업체와 노동자들의 휴식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모두 힘을 모아 투쟁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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