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3’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2002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코로나 충격(2020년 2분기, ‘66’)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1분기, ‘73’)와 함께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가운데, 백화점(94)만이 선방할 것으로 점쳐졌다. 대형마트(76), 편의점(60), 슈퍼마켓(48), 온라인쇼핑(80) 등은 일상회복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의 성장세와 관련해선 “백화점 고객층은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변화에 비교적 둔감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수요 증가, 가을 할인행사 및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0.2%), 비용 상승(18.6%), 상품매입원가 상승(16.4%), 소비자물가 상승(16.0%) 등을 차례로 들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가 안정(5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기부양(16.2%), 가성비 좋은 상품·서비스 확대(9.4%), 가격할인·판촉행사 확대(6.0%)가 뒤를 이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면서 “코리아세일페스타 같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쇼핑 행사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주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