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KTX-산천 열차의 객차 변압기 용량 부족으로 열차 이용객들이 핸드폰 충전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2시간 30분 동안 KTX는 시간당 11%, SRT는 26%가량 충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사가 유 의원에게 제출한 KTX 실험 결과(아이폰 기준)를 보면 서울역을 배터리 용량 53%에서 객실 콘센트를 통해 충전하며 출발한 휴대전화는 대전역에서 64%, 동대구역에서 74%, 부산역에서 81%였다. 2시간30분 달리는 동안 고작 28%, 시간당 약 11%가 충전된 셈이다.
반대로 (주)에스알이 제출한 SRT 실험 결과에선 시간당 약 26%가 충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서역을 배터리 용량 10%인 상태에 출발한 휴대전화는 대전역에서 37%, 동대구역에서 55%, 부산역에서 75%였다. 2시간30분 동안 KTX의 2배 이상인 65%가 충전된 것이다.
이는 변압기 용량이 부족한 상태로 열차가 설계된 탓으로 풀이된다. 객실의 전력 공급량은 그대로 둔 채 충전용 콘센트 수만 늘렸기 때문이라는 것. 최초 차량 제작 때 충전용 콘센트를 함께 설치한 SRT의 경우 미리 계산된 전력 용량(5000W)을 기준으로 설치하고 차량 하부에 단상 변압기를 설치했다. 반면 철도공사가 제출한 객실용 콘센트 입찰 발주서에는 KTX의 경우 최대 필요 전력용량과 변압기 설치에 대한 내용조차 없다.
5년 전 같은 문제가 제기됐지만 현재까지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KTX 측은 향후 휴대폰 충전기 접촉 불량품 및 전류 출력 기능을 점검해 휴대폰 충전기 기능이 향상되도록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눈에 보이는 콘센트 수만 늘렸을 뿐 변압기 추가 설치 등을 통한 전력 용량 확보에 소홀했던 것이 문제”라며 “코레일은 호차별 최대 필요 전력용량을 다시 계산하고 객차 변압기 용량 증대를 위해 객차 인버터, 보조전원장치, 주변압기의 용량이 늘어나도록 열차를 개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