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몰에서 코카콜라 30캔(190mL)을 주문했다. 배송받은 제품 표면에는 ‘업소용-이 제품은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씨는 문득 업소용 제품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거래되는 것이 불법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또 업소용 음료와 가정용 음료의 차이점과 판매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주요 소비 채널로 온라인 플랫폼이 급부상하면서 이커머스나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증가했지만 이와 동시에 무분별한 온라인 판매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매점에서 판매가 불가능한 업소용 음료가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쿠팡·11번가·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서는 업소용 음료를 판매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한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업소용 콜라는 500ml 20페트(PET) 기준 1만1000원대, 500ml사이다는 1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업소용이 아닌 일반 제품의 경우 같은 용량과 개수임에도 2만2000원대였다. 온라인에서 업소용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 차이가 큰 편이다.
사실 업소용 음료와 일반 음료를 비교했을 때 맛에는 차이가 없다. 맛 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부터 제조되는 방법도 동일하다. 즉 이 두 음료는 동일한 제품인 셈이다.
다만 가격과 용량, 유통 과정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업소용 음료는 보다 많은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 구매를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도매가로 더 저렴하게 공급이 되고 있다.
용량은 시중에서 파는 1.5L에 비해 1.25L 로 더 적다. 또 업소용은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코드도 표기돼 있지 않다. 처음에는 업소용을 따로 표시하지 않았지만 일반 매장에서 업소용 음료를 구매해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업소용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유통 경로와 마케팅 측면에서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업소용 제품을 이커머스나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은 현행법 상 불법이 아니다. ‘업소용’이라는 표시가 법적인 의무 사항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업소용 제품 판매는 주류와 달리 현행법 상 아무 문제가 없다. 내부적으로 채널 판매에 대한 구분을 지어놓기 위한 것”이라며 “마케팅 부분에서 대량 구매에 대한 할인율 차이일 뿐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도 “오픈마켓 특성 상 판매자가 상품 단가 등 모든 걸 결정하고 자유롭게 판매가 가능한 만큼 수익도 고려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제제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 “불법은 아니라고 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업소용 판매에 대한 규제가 없다고 한다면 소비자들이 오해의 소지가 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주류는 일반 음료에 비해 판매 기준이 엄격하다. 소주의 경우 가정용·업소용 상관없이 주세(술에 붙는 세금)가 동일하다. 세금이 같지만 소득세 탈세를 막기 위해 업소용을 구분해 표기한다. 국세청은 업소용은 지정된 병뚜껑만을 사용하게 하고, 병뚜껑 개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책정하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