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3사 노조 “8년째 임금 동결…고용 안정 실현하라”

쿠팡3사 노조 “8년째 임금 동결…고용 안정 실현하라”

처우 개선·기본 배달료 인상·성실 교섭 촉구
11월 배달노동자 파업 및 불매운동 벌일 예정

기사승인 2022-10-27 19:05:02
쿠팡 3개 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2차 공동행동을 열고 고용 안정 및 배달료 인상 등을 촉구했다. 사진=김한나 기자
쿠팡 3개 노조(쿠팡물류, 쿠팡배송, 쿠팡이츠)가 쿠팡 본사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약 1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2차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 안정과 기본 배달료 인상, 휴게시간 및 노조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며 사측이 성실 교섭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정진영 쿠팡지부장은 “우리 3사 노조는 각각 업무환경, 근로체계도 다르지만 회사의 태도와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잘못됐기에 투쟁을 하기 위해 뭉쳤다”면서 “쿠팡 지부는 햇수로 5년째 교섭하고 있지만 요구사항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노조는 8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적정 물량을 설정해 달라”면서 “제대로 된 선전 활동을 하지 못했지만 노조 가입은 늘고 있다. 1000명이 넘는 인원으로 쿠팡 지부 목소리를 대변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 노동자는 기본 배달료 삭감으로 쿠팡이츠가 라이더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쿠팡이츠는 낮은 기본 배달료 탓에 많은 노동자가 이탈하고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며 “현장에서도 쿠팡이츠 콜이 빠지지 않고 남아 소비자에게 (음식이) 전달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위 회장은 “기본배달료를 높여야 한다고 수천 번 얘기했지만 회사는 듣지 않고 있다. 낮은 임금은 결국 노동자 처우를 낮추겠다는 소리다. 굳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냐”라며 “기본배달료를 인상하고 파트너들을 위한 복리후생을 시행하라. 낮은 기본배달료는 춥고 더운 것보다 더 가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 3개 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2차 공동행동을 열고 고용 안정 및 배달료 인상 등을 촉구했다. 사진=김한나 기자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교섭위원은 이날 출범한 국내 첫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을 언급했다. 배달 공제조합은 배달의민족 배달 담당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자본금 47억원을 출자했다. 국토교통부와 배달업계 9개사가 지난 2월부터 배달종사자의 유상운송보험료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공제조합 출범을 추진해왔다.

참여 기업은 배달플랫폼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서비스(쿠팡이츠)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와 배달대행 플랫폼 △로지올 △만나코퍼레이션 △메쉬코리아 △바로고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 등이다. 조합원 이익을 추구하는 통상 공제조합과 달리 배달 라이더의 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공제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김 교섭위원은 “오늘은 배달 공제조합이 출범하는 배달 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날”이라며 “공제조합 9개 기업이 인증 신청을 했는데 그저께만 해도 쿠팡만 빠졌다. 이는 국토부가 봤을 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이츠 플랫폼은 배달의 한계점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려고만 한다. 자영업자한테는 높은 수수료를, 배달 노동자에게는 최소한의 배달료만 주려고 한다”면서 “플랫폼의 우월한 지위만 이용할 뿐 어떠한 법적 제재도 받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쿠팡 3개 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2차 공동행동을 열고 고용 안정 및 배달료 인상 등을 촉구했다. 사진=김한나 기자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휴게시간 및 안정적인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민 지회장은 “오늘 같이 좋은 날 왜 여기서 이러고 있을지 생각해 봤다. 요구는 간단하다. 하루를 일해도 편안하고 안전하며 존중받는 노동자가 되고자 요구한 것 밖에 없다”면서 “길게는 96차례, 짧게 15차례 교섭을 하면서 회사는 꼬리물기와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을 가지고 우리 것을 관철시킬 때가 왔다”고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3개월 동안 15차례에 걸쳐 회사와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쿠팡지부는 4년 간 96차, 쿠팡이츠협의회는 14개월 간 24차에 걸쳐 쿠팡과 교섭을 벌였으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쿠팡 노조는 다음달 초 공동교섭단 차원에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율적으로 진행하던 로그아웃 데이에서 공동교섭단이 조직적으로 벌이는 파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도 쿠팡이츠 파업을 알리는 등 배달노동자 파업과 불매운동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은 심화되는 가운데 배달 거부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도 가중될 전망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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