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지목해 으름장을 놨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면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7일(현지시각) 타스통신·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항상 한국 및 북한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과의 핵 분야 협력을 재개한다면 한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에 이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과 협력을 재개할 수 있다며 경고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한국을 집어 직접 경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일 일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전쟁 발발 이후 한국에도 무기 지원을 요청해왔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사실상 거절하고 방탄 헬멧,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의료물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해왔다.
앞서 국방부는 우리 정부가 체코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29억달러 상당의 공격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