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소비 위축 등 경기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굳건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오프닝으로 인한 야외 활동 증가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필품 가격 인상이 객단가 상승을 이끌며 매출 상승을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9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모든 지역과 상권에서 매출이 늘었다”면서 “신규점 역시 전년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내외형적 성장을 모두 다지는 선순환 효과가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현상에도 이같은 실적 강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편의점이 모든 유통업태 중 객단가가 가장 낮기 때문이다. 대개 유통 수요가 감소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편의점은 그 반대다.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인상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도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편의점 즉석식품, 간편식품 매출이 급증한 것도 실적 상승에 주효했다.
BGF리테일은 3분기를 넘어 비수기인 4분기에도 연말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동절기 시즌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과 고물가 시대에 맞는 초특가 상품 운영을 확대하고 할인 및 증정 프로모션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오는 8일 실적 발표를 앞둔 GS리테일은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증권가에서는 GS리테일의 3분기 영업이익을 25.7% 감소한 76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 사업의 업황 호조에도 신사업 투자 확대와 광고 판촉비, 홈쇼핑 송출수수료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8.7% 증가한 2조9612억원으로 관측됐다.
실제 편의점 산업은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단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사업주 진입장벽이 낮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도화된 프로세스도 장점으로 꼽힌다.
편의점 업황에 따른 전망도 긍정적이다. 신규점 출점에 이어 외부활동 증가에 따른 집객력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점포 수는 약 5만500개로 2020년 대비 약 6.3% 성장했다. 주요 편의점 4곳(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출점 계획을 보면 약 600~1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신규점 출점을 통한 성장률은 약 4~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집객력 회복에 따라 기존점 매출도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편의점은 생활 밀착형 채널의 강점을 살려 한동안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3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는 기준치(100)를 밑도는 84로 집계됐는데 이 중 유일하게 편의점은 103을 기록한 바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