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에 랠리를 펼쳤던 시장 분위기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하락 전환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16p(0.63%) 내린 3만3536.70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5.68p(0.89%) 밀린 3957.25, 나스닥지수는 127.11p(1.12%) 하락한 1만1196.22를 기록했다.
지난주 증시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S&P500은 한 주간 5.9% 올라 6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도 한 주간 각각 8.1%, 4.2% 올랐다.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시장이 앞서 나갔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면서 주가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특히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의 발언이 금리 인상 조절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장 초반 약세로 기울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관련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뒀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2% 수준까지 낮추는 추가적인 긴축 대응 필요성이 여전하다”고 덧붙여 전날의 월러 이사 발언 이후 냉각된 시장의 분위기를 녹이진 못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창사 이래 처음 대규모 인력 조정에 나선다는 보도도 약세를 키웠다. CNBC,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번주 직원 약 1만명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1994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전장 대비 2.28% 하락했다.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라이릴리 주가는 경쟁업체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알츠하이머 약물 시험 임상 3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각각 3.32%, 1.41%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전주 랠리 이후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금주 발표될 경제 지표를 대기하며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15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16일에는 10월 소매판매, 10월 수출입물가지수, 10월 산업생산과 공장가동률, 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는 보고서에서 “3분기 어닝시즌, 월말·월초 경제 데이터의 홍수가 지났고 이제 휴가시즌에 돌입하려고 하면서 이번주 시장은 소강상태”라고 분석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 영유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발언과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 등 소화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