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소매 유통업체인 타겟의 실적 부진이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09p(0.12%) 밀린 3만3553.83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2.94p(0.83%) 내린 3958.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4.75p(1.54%) 하락한 1만1183.66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나온 타깃의 실적이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타깃은 이날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과 함께 4분기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주가는 13.12% 급락했다. 메이시스(-7.98%) 갭(-6.27%) 노드스트롬(-8.03%) 등 다른 소매업체 주가도 함께 하락했다.
다만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2%)를 웃돌았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 소비 지출이 견고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소비 지출이 늘었기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다. 물가 폭등으로 인한 명목가격이 오른데 따른 착시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하이린 국가 투자 전략가는 AP통신에 “시장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 결과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높은 금리로 경기를 둔화시키려는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진 못한다”고 평가했다.
종목별로 보면 자동차 부품 업체인 어드밴스 오토 파츠주가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보고한 이후 15.06% 폭락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메모리칩 공급을 줄이고 지출계획을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6.70% 내렸다.
크루즈업체인 카니발은 운영사가 2024년 재차입 계획의 일환으로 전환사채 10억달러를 발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13.71% 미끄러졌다.
버거킹의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은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영입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6.71%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공룡인 타깃의 어닝쇼크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호라이즌 투자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타깃의 수익이 일반적인 소매 및 소비자 지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이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글로벌시장전략가는 “소매판매 데이터는 소비자들이 일부 주요 품목에 기꺼이 지출할 의향이 있는 점을 보여주는 반면 타깃은 연휴 시즌에 약세를 보일 것을 시사했다”며 “후자(타깃)가 더 부합한다. 긴축 정책은 소비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깃을 포함한 소매업체들이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일찍부터 할인 모드에 들어갔다. 타깃은 오는 25일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할인행사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미리 하면서 10월 소매판매가 강세를 보였고 대신 연말 지출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