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고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가 상승에 재료 값이 급등하면서 절임배추 예약을 예년보다 앞당겨 할인해 판매하거나 합리적인 가격의 김장 김치를 내놓는 식이다.
다만 배추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재료값은 크게 올라 올해 소비자들의 김장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김장 김치 택배 판매를 실시한다. 1인 가구 증가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해마다 김포족(김장포기족)이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도 포장 김치를 구입해 먹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세븐일레븐의 2020년과 2021년 김장 김치 매출은 각각 27%, 30% 신장하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매년 편의점 김장 김치 구매가 늘어나며 고객들도 보다 다양한 김장 김치를 원하고 있다”며 “재료의 구색을 매년 확대해 다양한 김치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쓱닷컴은 김장철 수요를 고려한 신선식품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3일까지 수육용 돼지고기 앞다리, 굴, 배추를 최대 30% 할인해 판매한다. 상품별 목표 판매량을 달성할 경우 신청 고객에게 최대 6000원을 SSG 머니로 되돌려준다.
롯데마트도 소비자들의 부담 덜기에 나선다. 같은 기간 전점에서 김장용 재료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연다. 주재료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하는 농할 할인(기간 중 1인 최대 2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롯데슈퍼도 오는 22일까지 다양한 김장 재료를 농할 할인을 적용해 저렴하게 판매한다. 김장철 늘어날 수요를 대비해 배추 550톤, 다발무 320톤을 준비했다. 배추는 망당 8kg 이상, 다발무는 묶음당 5~6개 짜리로만 선별했다.
롯데홈쇼핑도 연말까지 고물가 속 김장 시즌을 대비해 절임배추, 고춧가루 등 김장재료와 김치냉장고 등을 할인 판매한다. 절임배추는 지난달부터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며, 최근 물량 회복세에 접어든 포장김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다.
김장 비용은 전체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유통업계는 위축된 소비 심리를 고려해 할인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김장의 주 재료인 배추 가격은 평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나머지 부재료들의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재료인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부재료인 양념류 가격이 내렸으나 올해는 반대로 채소류 가격이 내리고 양념류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김장 시기에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는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금(金)추로 불렸다.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며 재배 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아지면서 전년 대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무 가격은 기온 하락과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며 가격대가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무(20kg)의 평균 도매가격은 18일 기준 1만4120원으로, 지난해 1만1800원보다 2410원 늘었다.
이같은 고물가 상황 속 고공행진하는 식재료 값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도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50대 이 모씨는 “원래 김장철마다 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편인데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김장 비용도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는 김치를 사먹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한 한편 노동도 줄일 수 있어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