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장철을 맞아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절임 배추의 과도한 중량물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무거운 절임배추를 배송하고 받는 인센티브가 적다고 주장하며 사측에 정당한 인센티브 기준과 산지 직배송을 요구하고 있다. 배송 노동자들 사이에선 절임배추 배송 거부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수암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지회장은 2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배송 노동자들이 불만이 큰 것이 바로 절임배추 배송이다. 문제는 중량물에 관한 부분”이라며 “절임배추 한박스 무게가 20kg인데, 두박스는 40kg, 세박스면 60kg이다. 보통 4인 가구 기준으로 김장 김치를 하면 3~4박스가 나간다. 알타리 무나 양념 등이 부가 재료로 들어간다고 하면 무게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게가 증가하면 수수료도 더 줘야 하는 게 맞다. 절임배추가 한시적 기간이라고 한다면 이 기간이라도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해달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마트노조 측은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배송하는 상품에는 무게 제한이 거의 없다. 한 곳에 수백 킬로그램(kg)이 되는 상품을 배송해도 정해진 운송료 외에 더 받을 수 없다”면서 “고객들도 4만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이기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형마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만 배송 노동자들은 노동 강도만 증가할 뿐 수입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산지 직배송이 아닌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직접 배송을 하고 있다. 절임배추의 경우 무게가 한 박스에 20kg에 달하는데, 부피도 만만치 않아 많은 배송 노동자들이 과도한 중량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근골격계 질환까지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보면 50kg 이상 배송 시 5000원, 100kg 이상이면 1만원이 주어진다. 50kg 이하로는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면서 “50kg가 안 되는 2박스까지는 배송 노동자들에게 공짜 노동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에 산지 직배송과 인센티브 기준을 50kg에서 10kg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전날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규탄하며 중량물 제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지금이라도 절임배추 배송 강행을 중단하고 중량물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배송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는 마트노동자들의 저항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분노에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오는 28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중량물 제한을 비롯한 표준계약서 제정을 요구하는 등 계속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