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편의점이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NFT(대체불가능토큰) 캐릭터를 모은 팝업스토어와 전용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론칭 등이 그 예다. 두달 전 편의점에 도입된 금 자판기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포화 상태에 접어든 편의점들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하나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마트24는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에 NFT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번 NFT 팝업스토어는 이마트24 화성점 점장인 원둥이가 NFT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즐긴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판매 예정인 ‘원둥이 NFT’를 포함해 푸빌라, 선미야클럽, 아키월드, 도시, 다다즈 등 국내 주요 NFT 플랫폼이 참여한다.
이마트24 편의점은 1층, 팝업스토어는 2층에 마련됐다. 팝업스토어 내 포토존에서는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인화도 할 수 있다. 본인의 SNS에 업로드를 하고 당첨될 경우 각 브랜드사의 NFT도 증정 받을 수 있다.
우주선 컨셉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 내부는 원둥이와 협업하는 NFT의 각종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럭키드로우 이벤트 등 NFT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했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30대 A씨는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고 있는데 이번 팝업 행사에 대해 미리 알고 왔다”면서 “시장조사 겸 와봤는데 생각보다 잘 꾸며놓은 것 같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 직원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돼 홍보가 덜 된 부분이 있지만 NFT에 관심 있는 젊은 층은 많이 방문하는 편”이라며 “NFT 신청 이벤트의 경우 오전에 사전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24 관계자는 “NFT에 관심이 있거나 NFT를 보다 대중화하기 위한 팝업스토어지만 결국 자연스럽게 MZ세대의 관심이 많은 영역”이라며 “MZ세대의 공감을 얻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온·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팝업스토어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상품과 특별한 공간을 내세운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토어도 인기다. GS25는 이달 초 서울 성수동에 플레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매장은 ‘편의점의 새로운 길을 연다’라는 콘셉으로 구성된 GS25의 자체 브렌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은 GS25의 핵심 PB 상품과 단독 중심의 150여종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카페25’와 품절템 ‘원소주’, ‘버터맥주’, 차별화 와인인 ‘넘버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노티드와 슈퍼말차 등 브랜드와의 컬래버 상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MZ세대가 많이 찾는 지역인 만큼 상품 구성도 차별화를 뒀다.
도어투성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매장 분위기가 바뀌는 특별한 운영 방식을 취한다. 낮에는 원두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감성 카페 콘셉트로, 밤이 되면 맥주나 와인 등을 판매하는 펍으로 변신한다. 매장 오른쪽에는 와인과 맥주를 직접 시음해 볼 수 있는 주류 디스펜서가 배치돼 있다.
23일 오후 도어투성수 매장에서 만난 20대 양 모씨는 “트위터에서 특이한 매장이 있다는 걸 보고 와보게 됐다. 편의점에서 술을 판매한다는 자체가 신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주류 이외에 디저트도 판매된다. 인절미소복크림빵, 소금버터생크림번 등 당일 생산해 당일 판매하는 방식이다. 도어투성수 매장 직원은 “젊은 층들 사이 베이커리가 잘 나가는 편이고, 버터 맥주의 인기도 높다"면서 “팝업을 체험하러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일부 매장에 도입된 금 자판기도 파격 변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재 GS25 편의점 두 곳과 GS더프레시 슈퍼마켓 세 곳에 금 자판기가 설치돼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11월 기준 금 자판기 판매량은 약 1억원 이상에 달한다. 금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골드바의 중량은 1돈, 3돈, 5돈, 10돈 등 4종이다. 금 자판기는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재판매가 용이한 골드바라는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편의점 업계에서는 MZ세대 확보가 곧 충성 고객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매출 상승은 물론 인지도 제고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편의점의 가장 중요한 주요 고객층”이라며 “MZ세대 니즈에 충실한 마케팅을 통해 젊은 층의 충성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나이가 들어도 편의점을 찾도록 하기 위한 고객 생애 주기 확대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게임, 패션, NFT 등 다양한 업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 상품을 개발하고 트렌디한 방식의 플랫폼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원픽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즐기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이색 공간을 제공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익숙한 것을 소비하고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위해 SNS를 비롯한 유명 브랜드들과의 컬래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