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가 올라가면서 예·적금에 뭉칫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의 금리를 6%대로 올리면서 금융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같은 저축성보험 판매 과열을 두고 이차역마진과 불완전판매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를 대상으로 금리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으나 보험사의 판매 과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이번 달 출시한 금리 5%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판매량이 각각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지난 7일 연 5.7%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한화생명 내맘 쏙 저축보험’을, 15일 교보생명은 금리 5.8% ‘교보베스트저축보험Ⅲ’, ‘교보퍼스트미리보는내저축보험Ⅴ’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 25%’ 룰 제한으로 오는 28일부터 은행창구와 설계사 채널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판매채널을 일원화할 만큼 판매성적이 좋다.
이같은 저축성보험 열풍은 다른 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IBK연금보험은 5년간 5.3% 확정이율을 적용한 방카슈랑스 전용 연금보험을 출시, 목표 금액이었던 5000억원을 단 2일만에 완판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ABL생명은 5.4%의 ‘더나은 ABL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푸본현대생명은 25일부터 연 5.9% 금리의 저축성보험을 출시했다.
또한 저축성보험 경쟁대열에 합류하지 않던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23일 가입 5년 동안 4.8%의 확정이율을 적용한 ‘삼성 하이브리드 연금’을 출시하면서 저축성보험 경쟁에 참가했다.
아직 저축성보험 신상품을 내놓지 않은 보험사들도 더 높은 금리의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오는 12월 초 고금리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신한라이프도 저축성보험 출시를 전향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생명보험업계는 저축성보험으로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대비 8월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7개월 만에 805% 증가했다. 이는 △1월 2조2000억원 △3월 7조4000억원 △5월 12조9000억원 △7월 17조4000억원 △8월 20조5000억원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저축보험 경쟁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금리 하락시 역마진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만큼 보험상품 수익성 분석시 적용이율 수준의 적정성 및 재무건전성 영향 등을 충실히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에서는 당분간 저축성보험 판매 과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저축성보험의 해지는 주로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10년 단위로 진행되는데, 지난 2012년 저축성보험이 많이 판매된 이후 해지 시기가 온 상황이다 . 때문에 보험사들 입장에선 해약환급금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추가 저축성보험 가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채권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힌 보험업계가 현금 확보를 위해 저축성보험을 선택했다”며 “또한 채권 금리가 7~8%에 달할 만큼 높아진 상황에서 유입된 현금을 통해 재투자를 하기 좋아 저축성보험을 통한 현금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재 저축성보험의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낮아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차역마진’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 보험사들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하지 않고 현금자산이 필요한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상품판매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