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발언에 일제히 반등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7.24p(2.18%) 오른 3만4589.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22.48p(3.09%) 급등한 4080.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4.22p(4.41%) 오른 1만1468.00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와 연준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 파월 의장의 연설 등을 주시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에 갈 길이 없다”면서도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후 브루킹연구소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둔화하는데 충분한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 시기는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12월에 금리를 0.5%p 올릴 가능성은 전날 66.3%에서 77%로 높아졌다. 0.75%p 인상 가능성은 23%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노동지표가 한풀 꺾인 것도 연준의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업의 민간 고용은 12만7000개 늘었다. 전월 23만9000개의 절반 정도에 그친 수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도 지난달 채용공고는 1030만건으로 전월 대비 35만3000권 줄었다.
금리 속도조절 가능성에 시장은 환호했다. 10년물 국채 금리와 2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3.70%, 4.38%선으로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제약사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는 암젠,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글로벌서비스 사노피 등 3개 제약사와 예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27.34% 폭등했다.
반려동물 식품 및 용품회사인 펫코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16.33% 급등했다.
사이버 보안업체인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시장 예상보다 좋은 3분기 실적에도 4분기 매출 전망을 낮추면서 주가는 14.75%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파월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바수크 CEO는 CNBC에 “확실성을 찾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파월의) 금리 인상 속도가 이르면 12월부터 둔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글로벌트인세브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ADP 고용 수치가 기대에 못미친 점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것이란 연설과 맞아떨어진다”며 “이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