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잘 알려진 체험 마케팅이 인플루언서와 만나면 효과는 증폭된다.
대구를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라온디어스’는 대구·경북 최초의 네이버 공식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도입한 체험단 마케팅 전문 회사다.
그렇다고 체험단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온·오프라인 홍보는 물론 인쇄물, 영상 제작 등 광고와 관련된 모든 업무가 가능한 종합 광고 회사를 지향한다.
라온디어스 정지영(31) 대표는 5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난 2019년 8월 창업하고 이듬해 12월 28일 지금의 법인으로 전환했다.
정 대표는 “회사에 다니면서 광고에 대한 확신과 가능성을 보았고, 그 당시 회사 내 여러 가지 악습이나 부조리에 대한 문제들까지 겹치면서 ‘내가 가진 능력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코로나 위기 딛고 더 강해진 라온디어스
정 대표는 3번의 도전 끝에 중개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아이템으로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을 받는데 성공했다.
대구대에 1인 사무실을 얻고 난 뒤 그는 곧바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 광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호찌민 현지 업체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사무실을 얻고 직원을 채용했다.
낯선 외국에서 3개월간 시장 조사를 벌이면서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베트남에서 10위 안에 들어가는 숙박 플랫폼 기업과 20억 원 상당의 계약 체결을 진행하는 등 사업은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2020년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추진 중이던 계약이 모두 연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을 도와주던 지인에게 사기까지 당하면서 2~3억 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빈손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위기는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절치부심하던 정 대표는 대구대 1인 사무실에서 다시 광고, 디자인, 영상, 개발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거리를 닥치는 대로 받아오고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2020년 연말 매출이 조금씩 올라오자 정 대표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정 대표는 “연간 1~2억 원의 수익에 만족하면서 계속 1인 기업을 끌고 갈지, 본격적으로 회사를 키울 것인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깊이 고민한 끝에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리고 정 대표의 공격적인 투자를 선택했으며 지금의 라온디어스가 설립됐다.
라온디어스는 2021년 설립과 동시에 첫 해 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연 매출은 10억 원으로 뛰어오르며 2.5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내년에도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대표는 “광고 기획, 콘텐츠 제작, 매체 선택, 송출 및 피드백 전 과정을 내부에서 모두 진행하면서 그에 맞는 전문 인력들로 회사를 구상한 점이 성장 동력의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또 “매출이나 고용 창출 등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사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대구시선관위와 손잡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에 힘썼는데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다른 지역의 선관위는 물론 푸른나무재단, 서대문구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성남 모란시장까지 전국 단위의 홍보 업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자체 검열 시스템으로 콘텐츠의 신뢰를 높이다
라온디어스 매출의 상당 부분은 네이버 공식 인플루언서 체험단 마케팅에서 이뤄진다.
라온디어스는 ‘라온디어스 체험단’이란 체험단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라온디어스 체험단은 “지역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벽이 높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체험단 플랫폼이 없다”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평가받는다.
라온디어스는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전국에 1만 명 정도의 체험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체험단 규모보다 더 비중을 두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숫자가 아닌 인플루언서가 갖고 있는 내면적인 단단함에 있다.
라온디어스 인플루언서 체험단은 인플루언서 채널의 활성화 지수를 비롯해 반응도, 알고리즘 노출도, CPV(광고비 대비 조회수) 등을 자체 프로그램으로 확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체험단 마케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콘텐츠의 ‘신뢰성’와 ‘실효성’을 선택한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지인을 통해 대구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알게 -되고 대구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동대구벤처밸리에 둥지를 텄다.
그리고 대구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 ‘2022 광주 ACE Fair’, ‘2022 대구콘텐츠페어’ 등 다양한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라온디어스’를 알리고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개성 뚜렷한 직원들이 만드는 창의적인 마케팅
라온디어스에는 정 대표 못지않게 개성이 뚜렷한 직원들이 많다.
라온디어스 직원들은 생각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정 대표는 방향만 설정할 뿐 최대한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창의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표 한 사람의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 비롯한 모든 것이 모여서 회사가 되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1차 목표로 대구·경북에서는 ‘내가 원하는 광고와 관련된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회사’로 자리 잡고 싶다”고 말했다.
창업 후, 특히 법인으로 전환한 뒤 정 대표의 삶의 패턴은 달라졌다,
딱 정해진 출퇴근 시간 등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면서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는 있지만 쉬는 날은 없어졌다.
그는 “주말이나 휴가 때에도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고민해야 되는 것이 힘들지만 대표로서 감당해야 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부담감을 감당할 내성이 있어야 된다는 정지영 대표.
정 대표는 “직원들이 (나에게) 더 많은 비난을 해주면 좋겠다. 대표가 안 좋은 모든 것의 대상이 돼야 회사 성장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욕을 하면서도 직원들이 신뢰하는 대표가 좋은 오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직원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개인 생활도 좋은 이미지도 기꺼이 포기하겠다는 정 대표.
그의 바람대로 모든 직원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는 라온디어스의 내일을 기대한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