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36시간 휴전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위선적”이라고 발끈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숨 쉴 틈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평가절하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P·CNN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군인들에게 36시간 동안의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6~7일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전면적인 휴전 명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그간 민간인 대피와 같이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제한적인 지역에서 휴전을 지시한 적은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모든 군인을 대상으로 휴전 명령이 내려진 적은 없었다.
크렘린궁은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측에 휴전을 선언한다. 그들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다만 푸틴의 휴전 명령이 공격과 방어 작전 모두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을 러시아군의 재정비 시간 벌기용으로 보면서 ‘위선적’이라고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의 휴전 선언을 즉각 거부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깨뜨렸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떠나거나 쫓겨나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에 냉소적인 반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병원과 보육원, 교회를 폭격할 준비가 된 사람이었는데 흥미롭다”며 “나는 그가 숨 쉴 틈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는 일부 전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가 침공 이후 점령했던 자국 영토 40%를 탈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의 휴전명령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려되는 건 재편성과 휴식을 가진 후 궁극적으로 재공격하기 위해 일시적인 전투 중단을 시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