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의 경찰과 정부청사 내 이슬람사원에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발생한 자살폭탄테러의 사망자 수가 31일 최소 100명으로 늘었다.
로이터·CNN·NBC·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무하마드 아심 칸 레이디리딩병원 대변인은 전날 발생한 폭발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최소 100명에 달하고 2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100명 중 97명으로 희생자 대부분이 경찰관들이며 중상자가 많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폭테러는 최근 몇 년동안 파키스탄 보안군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다. 이번 폭발로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 지붕 일부가 날아가거나 무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 구조대원들은 잔해 속을 샅샅이 뒤지며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페샤와르 경찰 단지 관내 모스크 안에서 신도들 앞줄에 있던 한 괴한이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모스크에는 300~400명이 기도하던 중이었다.
폭발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 관계자 나사룰라 칸은 CNN을 통해 “폭발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치솟았다”며 “천장이 무너졌고 천장과 벽 사이의 공간 덕분에 간신히 살았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로 다리를 다친 그는 3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폭탄이 터진 지역은 경찰청 등이 있어 페샤와르에서 치안이 가장 강력한 곳으로 꼽힌다. 경찰은 자폭범이 어떻게 검문을 지나 모스크까지 침투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폭탄테러의 배후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 직후 파키스탄정의운동(TTP)의 사르바카프 모흐만드가 SNS를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지난해 TTP 수장 오마르 칼리드 코라사니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후 TTP 측은 이번 공격과 자신들이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모함마드 쿠라사니 TTP 대변인은 “TTP는 이번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우리 법에 따르면 모스크, 마드라사(이슬람 학교) 장례식장 등 기타 신성한 장소에서의 이같은 행동은 범죄”라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페샤와르가 있는 북서부와 남서부 등을 중심으로 TTP,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등 반군 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