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라 다행”...민주당, 국힘 ‘친윤 일색’에 되려 반색

“김기현이라 다행”...민주당, 국힘 ‘친윤 일색’에 되려 반색

장경태 “김기현, 낮은 인지도...총선 전 與 비대위론 괜한 게 아냐”
민주당, 땅 투기 TF 본격 가동...김기현 압박 수위↑
친윤·비윤 갈등, 민주당 호재 해석도

기사승인 2023-03-10 06:11:22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새롭게 출범한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 인사’들로만 채워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기현 당대표 체제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대표의 낮은 인지도가 총선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고, 전대 이후 여당 내 당내 갈등 조짐이 있어서다.

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후보의 압승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지만 친윤 인사들로 당 지도부가 모조리 채워질지는 쉽사리 예상하진 못했는데 그러한 결과를 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오히려 잘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TK 기반을 둔 김기현 대표의 대중 인지도가 높지 않은 데다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대표가 KTX 개발에 앞서 땅을 투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총선에서 결코 힘을 발휘하기 힘들 거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친윤과 비윤 간의 갈등적 요소가 여전한 만큼 반사 이익도 내심 바라는 눈치도 관측된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어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당선자 모두 친윤 일색”이라며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전당대회가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김기현 당대표 체제가 돼 어떤 측면에서는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장 위원은 “국민적인 인지도가 낮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안철수·황교안·천하람 후보들보다는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가 된 가운데에서는 민주당에게는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괜히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현 의원 땅투기 및 토착·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 TF’가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민주당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김기현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등에 대해서도 다시 따져 나갈 방침이다. 김 의원이 여당 대표가 된 만큼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적 해소 요구에 발맞춰 적극 해명을 촉구하고, 진상을 밝혀 나가겠다는 의지다.

민주당 ‘김기현 땅 투기 및 토착·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 TF’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김 대표는 더는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한 명의 지역 정치인이 아닌 집권 여당의 대표”라며 “여당 대표라는 역할의 무게만큼 그간 제기됐던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에게 충분히 납득시킬 의무가 있다. 민주당은 분연히 그러한 것들을 요구하고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친윤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사실상 독식한 가운데 비윤 세력의 퇴출 시도가 이어지면 보수 분열로 인해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친윤 체제’로의 전환이 국민의힘에게 결코 좋은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이날 쿠키뉴스에 “여당도 야당처럼 전열이 단일대오로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친윤 그룹’에 들지 못하거나 배제된 이들과 연대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어떤 점에서는 민주당에게는 상당한 호재”라고 설명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친윤 체제가 됐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코 좋게 작용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원 투표 100%로 룰을 변경했음에도 김기현 후보가 50% 초반대 득표율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유승민계 등 비윤계와 당내 갈등이 잠재된 상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가 아무리 합리성을 지니고 야당과 대화하려고 시도하려고 해도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고, 이는 결국 자율성이 사라진 국민의힘의 모습으로 비춰져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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