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2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시장의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가상화폐 은행 실버게이트의 청산 소식에 금융 시스템 리스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3.54p(1.66%) 떨어진 3만2254.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3.69p(1.85%) 하락한 3918.32, 나스닥지수는 237.65p(2.05%) 내린 1만1338.3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10일 예고된 미 노동부의 2월 고용보고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는 2월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돌았던 1월 고용보고서(신규 51만7000개)에 이어 2월 고용보고서마저 시장 예상을 웃돈 결과를 내놓는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달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3월 FOMC에서 빅스텝(0.50%p 인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노력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준 주요 인사들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63.1%로 일주일 전 31.4%보다 두 배가량 높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26일~3월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21만1000으로 전주보다 2만1000건 늘었다. 10주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지난주 청구 건수는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여전히 고용시장이 강하다는 것을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SVB파이낸셜그룹이 금리 인상과 채권 가치 급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자 22억5000만달러 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하면서 약세를 키웠다. 이 회사 주가는 전장 대비 60.41% 폭락했다.
특히 FTX 파산 후폭풍으로 뱅크런 우려가 제기됐던 실버게이트가 결국 청산을 결정하면서 은행주에 타격이 됐다. 실버게이트 주가는 42.16% 급락했다.
이날 여파로 은행주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JP모건체이스(-5.41%), 뱅크오브아메리카(-6.20%), 웰스파고(-6.18%) 등 주가는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날 발표될 고용보고서 내용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알렉스 손더스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좋은 소식이 시장에 나쁜 소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강한 고용은) 주가의 매도세를 촉발하고 연준의 더 큰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몽고메리스캇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로이터를 통해 1월 고용보고서에 이어 2월 고용보고서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연준의 물가 대응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